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특집-무궁화 사랑/"영원히 피고 또 피는 꽃" 외세 이겨낸 민족정신 대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특집-무궁화 사랑/"영원히 피고 또 피는 꽃" 외세 이겨낸 민족정신 대변

입력
2005.03.01 00:00
0 0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같은 자리에서 번식하는 무궁화는 단군이 개천을 한 이래 1,200여 회 외세의 침략을 당하고도 굴하지 않고 단일 민족의 틀을 지킨 우리의 정신과 맞닿아있다.

여러 사서와 문헌은 무궁화가 예로부터 우리민족의 표상이 되어온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고조선 시대에 무궁화는 통치자의 권위를 상징했으며, 왕궁 주변에 무궁화 동산을 조성했다. 당시 13~15세 낭도(郎徒)들은 심신을 수련하기 위한 모임에 참석할 때, 무궁화를 머리에 꽂고 신분을 뽐내었다. 무궁화는 하늘을 가리키는 꽃이라는 의미로 천지화라 지칭되었으며 낭도들은 천지화랑이라 불리었다(‘신단민사’ ‘신단실기’ ‘규원사화’). 신라는 이를 더욱 다듬어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진 화랑을 만들었다.

조선시대 왕가를 상징하는 문양이 이화(梨花)였음에도 과거에 장원 급제한 선비에게 왕이 직접 내린 어사화(御賜花)는 무궁화였다. 문무백관이 모인 연회에서 모든 관료들이 진찬화(進饌花)라는 이름으로 모자와 의복을 무궁화로 장식하기도 했다. 무궁화를 어사화와 진찬화로 사용한 이유는 왕의 무궁한 만수무강을 빌고 만백성의 나라 사랑과 왕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충직을 맹세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전통혼례 때 신부가 입는 활옷(闊衣)에 무궁화를 수놓은 것은 다산을 기원하는 풍속에서 비롯되었다. 무궁화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떨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속의 행복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상징하기도 하나, 나무 전체로는 끊임없이 피고지는 무궁한 영화(榮華)를 의미한다.

무궁화의 대표 품종인 백단심(白丹心)은 꽃이 백색이어서 무구청정(無垢淸淨)을 나타내고 진홍빛 화심(花心)은 겨레의 얼을 담고있다.

최승권 편저의 ‘무궁화 사랑 나라 사랑’은 무궁화가 품고 있는 겨레의 정신을 다섯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날마다 새롭게 피는 무궁화는 근면성과 진취성을 상징하고, 쉬 꺾이지 않는 줄기의 끈질김은 겨레의 강인함과 끈기를 나타낸다. 무궁화의 희디 흰 바탕은 순결한 백의민족의 단일성을 드러낸다. 꽃이 질 때 송이 자체가 하나로 떨어지는 특성은 한마음으로 뭉쳐 어떤 고난도 이겨낸 겨레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다섯 쪽의 무궁화 꽃잎은 오행, 오복, 오합일, 오곡 등을 통해 우리 겨레가 추구해 온 완성된 인간상의 숫자를 의미 한다. 이는 인류 평화와 행복을 바라는 우리 겨레의 박애정신과 세계관을 나타내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