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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상거래 신뢰’눈 감은 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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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상거래 신뢰’눈 감은 옥션

입력
200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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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입찰하거나 구매 거부를 거듭하더라도 한 달 후면 버젓이 다시 거래를 할 수 있다면 판매자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어디서 보상 받는다는 말입니까."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이 부당한 판매·구매 거부 행위가 3회 이어질 경우 영구적으로 이용을 정지시키는 삼진아웃제를 없애자 거래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삼진아웃제는 악성 회원을 규제할 최소한의 제도인데 업체측이 매매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해 이를 없앤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삼진아웃제가 중요한 것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가 물건을 파는 다른 쇼핑몰들과 달리 회원들끼리 사고 팔도록 장터 역할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른 쇼핑몰들이 적자행진을 계속하던 지난해 옥션은 거래금액 1조원 돌파, 순익 223억원을 달성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확인시켜주었다. 몇 달 전부터 인터넷 쇼핑몰들이 잇따라 장터형 거래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도 삼진아웃제의 철회가 불만스럽긴 마찬가지다. 낙찰가가 생각보다 낮다는 이유로 낙찰 후 미적대며 물건을 보내지 않는 ‘얌체 판매자’를 업체가 방치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업체측은 "실수로 삼진아웃된 회원의 구제 요청이 많은데다 삼진아웃제가 불필요할 정도로 인터넷 매매의 신뢰가 구축됐다는 판단에 따라 제도를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믿을만하다고 해서 결제대금 예치제(에스크로)를 없애자는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 믿음직한 제도가 신뢰를 만들기 때문이다. 말로는 신뢰를 외치면서 수 십 만명에 달하던 영구정지 회원들을 슬그머니‘사면·복권’시키는 일이야말로 소비자들의 신뢰에 반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김희원 산업부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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