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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무궁화 사랑/ 주변에 무궁화 천지 - 정부 로고·의원 배지·열차이름·위성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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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무궁화 사랑/ 주변에 무궁화 천지 - 정부 로고·의원 배지·열차이름·위성이름…

입력
200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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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고 노래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서 무궁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진드기가 많고 가로수나 정원수로 꾸미기 힘들다는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무궁화는 정부가 조성한 공원 등을 찾지 않는 한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무궁화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꽃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우리가 알게 모르게 무궁화가 꽃 이상의 의미와 상징으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무궁화를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 정부 부처 등 국가기관이다. 우선 우리나라 정부를 상징하는 로고부터 무궁화 모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무궁화의 한 가운데에 ‘정부’라는 글자를 써넣었다. 국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 역시 무궁화 모양을 기본 디자인으로 해 정중앙에 한자로 나라 국(國)자를 새겼다.

계급장을 사용하는 경찰관과 군인에게 무궁화의 의미는 더 각별하다. 무궁화 계급장을 어깨에 다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경찰에서는 지구대(옛 파출소) 대장급인 경위, 군에서는 영관급인 소령이 돼야만 무궁화 계급장을 착용할 수 있다. 경찰은 경찰을 상징하는 로고에도 독수리와 함께 무궁화를 사용하고 있고, 무궁화포럼, 무궁화체육단, 무궁화장학회, 무궁화 회관 등 무궁화 이름이 들어간 각종 모임과 조직, 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군에서도 각군 장성이 참여하는 무궁화 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팬티 비누 등 각종 보급품 역시 '무궁화표' 브랜드를 사용한다.

땅과 바다, 심지어 우주에서도 무궁화를 찾을 수 있다.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해 경부선 열차에 ‘무궁화호’라는 이름을 붙인 이래 무궁화호는 지금까지 40년 이상 운행중인 장수 브랜드 열차다. 또 같은 이름의 해경 어업순시선과 해양수산부 지도선 무궁화호는 바다를 누비며 어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1995년에는 우주에도 무궁화가 피었다. KT는 한국 최초의 통신방송용 위성을 발사하면서 이름을 '무궁화'라고 지었다. 현재 3호기까지 발사된 무궁화 위성은 우리나라 위성통신과 위성방송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한국의 첫 군사 위성인 무궁화 5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위성이라는 상징성을 담아내기 위해 무궁화위성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외국에서는 호텔 등급을 나타낼 때 별을 사용하는 대신 우리는 무궁화를 사용하고있다. 최근에는 공공화장실의 등급까지 무궁화 개수로 구분하고 있다. 또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1원짜리 동전에도 무궁화 그림이 들어있고, 여권에는 위조 방지를 위해 무궁화 문양이 들어간다. 한국산업은행은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부실화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무궁화 구조조정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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