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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공직자의 땅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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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공직자의 땅 욕심

입력
200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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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먹이를 찾다가 죽고 사람은 재산을 모으다 죽는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부정한 돈을 받은 대가로 구속되거나 기소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여실하다. 까투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약이 든 콩알을 집어삼키고 죽어가는 장끼가 생각난다. 콩알의 유혹을 견딜 수 없는 콩알만한 마음, 차라리 그대로이면 좋을 터인 데 그 작은 것이 갑자기 대담해지면서 일이 터지는 것이다.

지난해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증식을 공개한 결과 상당수가 극심한 불경기 가운데서도 치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종(공복)이 역으로 주인(국민)보다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국민은 돈과는 무관한 평생 명예직이란 말인가. "돈 없는 명예는 질병과도 같다"는 라신느의 연극, ‘고발자들’에 나오는 쓴 소리가 생각날 정도이다. 국민들은 언제까지나 주인이란 명예만 차지한 채 가난해질 것인가.

어쩌면 ‘공복’이라는 말처럼 표리부동한 것도 없을 것이다. 부동산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이 현금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돈을 벌어주는 것은 부동의 진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희랍시인 헤시오드가 말했듯이, 치부는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신이나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자수성가가 더 명예롭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공직자의 자수성가는 어떤가. 푸르타크는 공직자로서 돈을 번 자는 성전에 들어가 물건을 훔친 도둑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염불보다 잿밥에만 신경을 쓴 자이기 때문이다. 신문에 보도된 공직자들은 하나같이 돈을 벌려고 번 것이 아니고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 변명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누구는 가만있어도 돈을 벌고 누구는 죽어라 뛰어도 삶은 나아지지 않으니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기원전 7세기 피타쿠스는 레스보스의 폭군을 몰아낸 존경 받는 지도자였다. 전쟁 후 시민들은 감사한 마음에서 그가 점령한 땅을 마음껏 가지도록 결의했다. 그러나 그는 하늘높이 창을 던져 그것이 떨어지는 데 까지만 차지하고 말았다. 로마의 푸블리우스 역시 비슷한 제의를 받고 하루 동안 밭을 갈 수 있는 만큼의 땅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는 절름발이였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우리의 고위 공직자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귀감이 아닌가.

최병현 호남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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