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080만6,667가구로 전국 가구의 62.1% 확보, 1995년 대비 약 30배 증가.’
1일 출범 10년을 맞는 국내 케이블TV의 성적표다. 출범 초 준비 부족으로 표류하고 외환위기로 벼랑 끝에 몰렸던 과거를 돌아보면, 외형상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치다. 그러나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맞아 IPTV (Internet Protocol TV)등의 등장으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28일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케이블업계의 총 매출액은 3조3,772억원, 자산규모는 4조6,776억원에 달한다. 출범 당시 48개였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119개, 24개였던 방송채널사업자(PP)는 179개로 늘었다. 업계 판도도 바뀌어 개국 초 현대 등 대기업이 참여했던 PP 시장은 10개의 PP를 소유한 온미디어와 8개의 PP를 거느린 CJ미디어가 양분하고 있다. SO 업계 역시 태광(240만 가구) 씨앤앰(129만) CJ케이블넷(122만) 중앙네트워크(100만) 등 거대SO 주도로 재편됐다.
그러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성장은 여전히 미흡하다. 저가 상품과 출혈 경쟁에 의존한 취약한 산업 구조가 프로그램의 질 저하를 낳고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방송위 조사 결과, 월 5,000원 미만의 저가상품 가입자가 61.6%에 달하고, 가입자당 매출(ARPU)도 2003년보다 소폭 감소한 5,317원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새 매체의 등장으로 시장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가장 위협적 존재는 KT 하나로텔레콤 등이 올 하반기 선보일 IPTV. IPTV가 통신업계 주장대로 통신서비스로 분류될 경우 각종 규제에 묶인 케이블TV 업계는 같은 시장을 놓고 통신사업자와 힘겨운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한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업계는 방송 환경의 변화에 걸맞게 소유지분 및 시장점유율 제한 등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