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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創地改名’잔재/ 천황봉·북한산 등 22곳 왜곡된 이름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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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創地改名’잔재/ 천황봉·북한산 등 22곳 왜곡된 이름 지금까지

입력
200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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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천황봉 등 백두대간에 포함된 산, 봉우리, 폭포 등 22곳의 이름이 일제 강점기에 왜곡된 채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백두대간이 지나는 32개 시·군의 자연지명과 행정지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 "속리산 천황봉을 비롯해 가리왕산, 북한산, 계룡산 천황봉, 설악산 토왕성폭포 등 백두대간 22곳의 이름이 일제하에 왜곡된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국토지리정보원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와 잘못된 이름을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 속리산 천황봉(天皇峰)과 충남 계룡산 천황봉(天皇峰)의 경우 대동여지도와 팔도군현지도 등 고지도에는 천왕(天王)이라고 적혀있으나 1918년 일본 총독부에서 만든 지도에는 왕(王)자가 일본 천황을 뜻하는 황(皇)자로 바뀌었다.

강원도 가리왕산(加里旺山), 설악산 토왕성폭포(土旺城瀑布), 경북 문경 왕능리(旺陵里), 강원 양양 왕승동(旺勝洞) 등의 경우에는 원래 고지도에 모두 ‘임금 왕(王-)자’로 적혀 있었으나 일제 이후 일본 왕의 의미인 ‘성할 왕(旺)’자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북한산은 원래 삼각산이었으나 단순히 한강 남쪽의 남한산과 구별하기 위해 북한산으로 개명됐으며, 전북 장수의 깃대봉 등은 일제가 측량 과정에서 깃대를 꽂아놓았다는 이유로 붙은 이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충북 고은 구치리, 전남 구례 구산리, 강원 양구 구암리 등 6곳은 마을에 유래와 전설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이름상의 거북 구(龜)자가 행정상의 편의를 이유로 아홉 구(九)로 바뀐 것으로 밝혀졌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시·군 단위로 지명위원회가 있지만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업무가 문화관광과, 건설과, 도시과 등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어 일제에서 ‘창지개명(創地改名)’된 지명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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