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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살인의 추억’31년만에 덜미/ 74년부터 10명 살해 DNA추적 끝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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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살인의 추억’31년만에 덜미/ 74년부터 10명 살해 DNA추적 끝 잡아

입력
200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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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고 고문하고 살인한다.(Bind, Torture, Kill.)’ 미 캔자스 주 일대에서 스스로를 ‘BTK’로 부르며 1974년부터 최소한 10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있는 연쇄 살인범이 붙잡혔다.

노먼 윌리엄스 캔자스주 위치타 경찰국장은 26일 시민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요점은 BTK가 체포됐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첫 범행 후 31년 만에 붙잡힌 희대의 살인 용의자 데니스 레이더(59)는 범행의 주무대 이기도 했던 위치타 북서쪽 시티 파크라는 조용한 소도시의 시청 직원이었다. 두 아들과 부인을 둔 그는 희생자 중 한명과 불과 여섯 집 떨어진 이웃에 살면서 마을 교회의 운영회장을 맡아왔으며 한동안 보이 스카우트 유년단원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BTK는 1974년 공군 퇴역 기계병 일가족 4명을 집안에서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79년까지 7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왔다. 그는 ‘BTK’란 이름으로 경찰과 지역 신문사에 범행을 묘사한 편지를 보내거나 때때로 공공 도서관 책 속에 편지를 남기는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한 편지에서는 "도대체 몇 사람을 더 죽여야 내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겠냐"고 적기도 했다.

25년 동안 잠잠했던 BTK는 지난해 3월 86년 9월 8번째 살인을 했다고 주장하는 편지를 지역 신문사에 발송한 뒤 희생자들의 운전면허증이나 보석류, 서류 등을 담은 편지를 잇달아 길가 등에 남겼다. 한 편지의 반송 주소는 첫 희생자의 주소였다.

결국 그가 보낸 편지들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현대적 DNA 검사 대상에 올라 30년 미제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했다. 캐슬린 세빌리어스 주지사는 "체포된 용의자와 연계된 몇가지 DNA 증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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