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 운동 당시 시베리아 지역에서 전개된 항일 독립운동과 일제의 탄압 행위를 기록한 미군 정보문서가 27일 공개됐다.
27일 국사편찬위원회가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으로부터 입수한 미 시베리아원정군 정보장교 문서에 따르면 1918년 10월~1919년 8월 예브게네프카, 하바로프스크, 니콜리스크, 베리노 등 시베리아 일대에서 독립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졌으며 일제는 이를 무참히 짓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본군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어난 체코군의 반볼셰비키 봉기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연합군의 일원으로 시베리아에 출병했다.
‘일본이 시베리아의 한국인들에게 가한 야만적 가혹행위’라는 부제의 이 문서는 일본군이 독립운동가들을 무단 연행해 수주일간 감금, 폭행, 고문을 일삼았으며 노인과 여성까지 구타했다고 전하고 있다. 일본군은 또 러시아 경찰을 매수해 조선인 탄압에 앞장서도록 하는 악랄한 수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 문서를 통해 1919년 3월15일 러시아 현지의 임시정부인 ‘대한국민의회’가 영문으로 작성한 독립선언서도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시베리아 지역의 첫 독립선언서는 3월17일 니콜리스크에서 한글과 한문, 러시아어로 발표된 독립선언서로 알려져 왔다.
이번 문서는 3·1 운동 당시 시베리아 독립운동에 대한 미국측 문서로는 처음 공개된 것이어서 지금까지 의존했던 일제 관헌이나 러시아 기록과 달리 객관적인 실상 파악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 이상일 박사는 "일제가 시베리아에서 한국인에게 가한 탄압은 연합군 내에서도 비판대상이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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