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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명예훼손’혐의 김완섭씨 재판불참 空轉/ 법원·검찰 "네탓"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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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명예훼손’혐의 김완섭씨 재판불참 空轉/ 법원·검찰 "네탓" 허송세월

입력
200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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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저서를 통해 ‘백범 김구는 살인마’라고 주장해 백범 유족 등으로부터 고소당한 프리랜서 작가 김완섭(42)씨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4개월째 공전하고 있다.

27일 서울 남부지법에 따르면 김씨는 2003년 5월 출간한 ‘새 친일파를 위한 변명’이란 저서에서 "백범 김구는 타고난 살인마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무위도식했던 룸펜집단, 민비시해는 여우사냥"이라고 주장해 백범 아들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에 의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해 8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과 징역 2년이 구형된 공판에는 출석했으나 11월 선고공판부터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열린 3차례에 걸친 선고공판에 이유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재판부가 지난달 25일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구인 영장을 발부한 이후에 열린 지난 15일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남부지법 이한주 판사는 "법원은 영장 발부만 하고 집행은 수사기관이 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재판정에 나오지 않으면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남부지검은 "구인 영장으로는 공판이 열리는 당일만 대상자를 재판정에 데려올 수 있는데 판사가 대상자를 강제 구속할 수 있는 구금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한 구인 당일 당사자가 집에 없거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이 지연되자 백범 유족 측은 "허위사실로 독립운동가들의 명예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단죄가 당국의 무성의로 지연되고 있다"며 "검찰은 물론, 재판부도 신뢰할 수 없어 기피신청을 심각히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책은 국내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됐지만 동시 출판된 일본에서는 한달 동안 무려 40만여권이나 판매됐다. 저자인 김씨는 광주출신으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에 가담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후에 5·18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바 있다. 김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7일.

한편 유관순 열사의 조카인 제우(68)씨와 안중근 의사 유족 등도 이 책에서 "유관순 열사는 깡패, 아시아의 큰 별인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안중근은 흉악범" 등으로 기술한 김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최근 의정부지검 등에 고소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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