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5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52년 만에 확인, 되찾았다.
중국 땅에서 수습된 첫번째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의 주인공은 트로이 코프(사진) 공군 대위. 그는 1952년 9월16일 F-86 세이버 전투를 몰고 김포비행장을 발진, 압록강 유역에서 미그-15기 6대와 공중전을 벌이다 실종됐다.
코프의 행방은 1995년 미국의 한 한국전 참전 용사가 단둥의 군사박물관에서 녹슨 코프의 인식표를 발견하면서 실마리를 잡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 ‘전쟁 포로 및 실종자 담당 합동사령부’(JPAC)는 즉각 북한 중국 정부와 접촉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했다. 돌파구가 생긴 건 러시아의 1998년 구 소련 한국전 관련 문서 열람 허용. JPAC은 1년 여의 각고 끝에 결국 러시아 포돌스크 군문서고에서 코프 관련 기록을 찾아냈다.
북한군으로 위장해 코프를 격추시킨 구 소련 공군 518 전투항공연대 장교의 진술과 중국 관리들의 격추 장소 확인 공문서 등이었다.
중국이 지난해 동북 지역과 티베트의 미군 유해 조사 작업을 허락했고 JPAC은 5월 단둥에서 발굴을 시작해 10월 코프의 시신과 아내의 이름 ‘로지’와 장미꽃을 그려넣은 애기(愛機)의 잔해를 찾아냈다. 유전자 검사를 거쳐 25일 최종 확인된 그의 시신은 5월31일 고향 텍사스 플라노에 안장된다.
한국전의 미군 실종자는 8,100명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에서 회수한 미군 유해는 220구다. JPAC의 구호는 ‘그들이 고향에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