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시-푸틴 정상회담 설전/ "러 민주주의 후퇴 우려" "각국 문화·관습 상대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시-푸틴 정상회담 설전/ "러 민주주의 후퇴 우려" "각국 문화·관습 상대적"

입력
2005.02.26 00:00
0 0

24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로바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예상대로 시종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일관했다. 북핵 문제와 미사일확산 방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일부 현안에서 원칙적 동의를 이끌어내기는 했으나 러시아의 이란 정부와의 밀착, 러시아 민주주의 후퇴를 놓고 야기된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희석시키지는 못했다.

선제공격은 부시 대통령이 날렸다.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과의 핵 협력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하자 푸틴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양 정상의 힘겨루기는 러시아의 반 민주주의를 공박하는 부분에서 불꽃을 튀겼다. 부시 대통령이 러시아 주지사 직접선거 폐지, 민영기업의 국유화 등을 겨냥해 "러시아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우려한다"며 운을 떼자 푸틴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각국의 상황에 달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더 민주적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러시아의 역사와 전통, 현재의 발전단계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러시아는 14년 전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전제국가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우려를 불식했다.

푸틴의 강력한 논박을 받은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각 국가의 문화와 관습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법치, 언론자유, 야당 보호 등은 민주주의의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재차 공세를 취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눈 내리는 브라티슬로바 광장에서 "1989년 공산주의를 패퇴시킨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혁명에 경의를 표한다"는 자극적 내용의 연설로 다시 한번 러시아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의 민주주의에 관한 질문에 "중요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말한 ‘군주제’에 대한 발언"이라고 대답했다가 곧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오랜 여행을 하다보니…"라고 얼버무리는 촌극을 벌였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