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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누가 우리 엄마 지구를 아프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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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누가 우리 엄마 지구를 아프게 하나

입력
200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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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 사람들이고, 지구는 우리 엄마야. 그런데 엄마 지구가 병이 났어. 엄마가 아프면 우리가 보살펴 드려야 하지 않겠니?

‘누가 우리 엄마 지구를 아프게 하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지구환경 교육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엄마 지구가 왜 병이 났고,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일러준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지구 엄마가 언제 어떻게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렀는지, 또 그동안 우리를 보살피기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쭉 살펴봄으로써, 지구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별인지를 깨닫게 한다.

책의 꾸밈새는 면마다 그림이 큼직하게 들어있고 글은 짧게 붙였는데, 길게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알짜배기 지식을 추려서 전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그림은 단순한 선과 원색이 꼭 만화 같다. 어떤 면은 진짜 만화처럼 칸을 나눠 그렸다. 글과 그림 모두 알기 쉽고 재미있으며, 내용이 알차고 짜임새가 탄탄해서 좋다.

지은이는 지구의 역사나 환경오염 같은 큰 주제를 재치를 발휘해서 솜씨 좋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구의 역사는 지구가 광활한 우주의 한 별임을 상기시키면서 우주 할머니가 지구를 키운 육아일기로 정리하고 있다. 사진 앨범을 넘기는 모양새로 펼쳐지는 이 그림일기는 ‘46억년 전 내 딸 지구가 태어났다’로 시작해서 ‘지구는 태어난 날부터 열이 너무 높아 몸이 불덩이 같다’로 이어진다. 그 뒤 비가 와서 열이 식고 바다가 생기고 온갖 생명체가 나타나고 마침내 인간이 등장하기까지의 긴 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준 뒤, 지구는 새로 낳은 아기(인간)를 돌보느라 쉴 틈이 없다고 말한다.

지구가 왜 아픈지 설명하는 방식도 재미있다. 나쁜 음식 즉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먹어서 소화불량에 걸렸고, 나쁜 공기와 더러운 물 때문에 숨을 잘 못 쉬고 열도 나고 온몸이 가렵다고 말해준다. 이런 식으로 어려운 말을 쓰지 않으면서도 지구의 역사와 자연 현상, 환경오염과 인간의 책임까지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전한다.

책은 엄마 지구를 보살필 어린이들을 격려하는 말로 끝난다. ‘세상은 거대한 그림맞추기 퍼즐과 같아. 너는 그 퍼즐의 아주 작은 조각이란다. 하지만 네가 없다면 이 세상에는 너만 한 구멍이 생긴단다. 너는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너는 이 세상에서 아주 특별하단다’라고.

이 책은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은이가 미국 초등학교 교사로 일할 때 만들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쓴 교재를 재구성한 것이다. 원래 영어로 쓴 것을 우리말로 옮기고 색채 없이 선으로만 그렸던 그림에 색깔을 입혀서 내놨다. 한글판 72쪽과 원본 영어판 72쪽을 앞뒤로 한데 붙여놔서, 한글로 읽다가 뒤집어서 영어로 볼 수도 있다.

오미환기자 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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