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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지리·역사 공부 아직도 외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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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지리·역사 공부 아직도 외우나요

입력
200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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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지리 이야기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 푸른숲

●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탐험 이야기

진 프리츠 지음 · 푸른숲

세계지도를 볼 때 영토상으로는 작은 유럽이 어떻게 전 세계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치는지, 칠레 영토의 섬이 왜 부활절을 뜻하는 영어 ‘이스터’라고 불리는지 궁금하다면? 또 유럽은 근세에 대항해 시대를 열었는데 왜 그보다 문화가 발달한 아랍이나 중국은 그러지 않았는지, 유럽의 대탐험은 아랍이 막고 있던 동방과의 직접적인 무역로 개척이 한 이유였다는데 교역의 중요한 물품이었던 정향, 후추와 같은 향료가 왜 중요했는지 등의 크고 작은 의문을 가진다면 지리와 역사는 더 이상 암기과목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눈을 뜨게 하는 공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 지리 이야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의문이 즐비하고, 그에 대한 답이 재미나게 제시된다. 먼저 지질학과 생존의 기본조건인 기후와 환경이야기, 지구를 한 눈에 보게 하는 지도제작에 얽힌 이야기로 서두를 연 다음 여섯 대륙과 극지방으로 나누어 각 지역의 지리적 조건과 그것의 사회, 역사적 파장을 살핀다.

예를 들어 만약 아프리카 해안이 배를 정박시키기 쉬운 조건이었다면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보다 가까운 아프리카를 먼저 개발했을 것이고, 아랍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기독교가 선교에 전력을 기울인 데 비해 아랍인들은 이슬람교의 전파에 애쓰지 않았기 때문이며, 중국은 자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무역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식이다.

만약 유럽의 대항해시대로 관심이 넓어진다면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이야기’를 읽어볼 일이다. 포르투갈 엔리케 왕자가 파견한 탐험대가 아프리카 서해안에 도착한 1441년부터 마젤란이 세계일주에 성공한 1522년에 이르기까지 탐험가 열 명의 성취를 요약한다. 우리가 잘 아는 콜럼버스, 바스코 다 가마, 아메리고 베스푸치뿐만 아니라 디아스, 카브랄, 존 캐벗, 레온, 발보아라는 생소한 인물들의 점차적인 항로개척을 그리고 있다.

두 책 모두 객관적 시각이 돋보인다. 특히 진 프리츠는 탐험가를 영웅으로 부각시키기보다 콜럼부스가 식민지 제독으로 무능했다든가, 이슬람 교도가 탄 배에 불 지르고 인도 캘리컷 왕에게 "이슬람 교도들을 모두 죽이라"는 광기어린 편지를 보낸 다 가마의 이야기도 실었다. 또 책 말미에 첨부한 ‘세계탐험 제대로 읽기’도 원주민의 눈으로 신대륙 발견을 다시 보도록 한다.

서양인들의 탐험 이야기를 읽노라니 서남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갔다는 중국 명대 정화(鄭和)의 남해탐험을 알고 싶다. 그리고 ‘오대양 육대주’라고 부르는 우리와 달리 극지방까지 포함해 ‘칠대주’라고 부르는 그들에게서 멈추지 않는 개척정신을 본다. 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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