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산운영사인 소버린이 국내 대표기업들을 대상으로 석연잖은 언행과 투자행태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모니터링에 나섰다.
SK㈜와 경영권 다툼과정에서 1조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거둔 소버린은 최근 ‘간접적 경영참여’ 목적으로 ㈜LG와 LG전자 주식을 각각 5% 이상 사들였다고 전격 공시했다. 사흘 뒤엔 기자회견을 자청, “LG는 한국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선구자이자 비즈니스 리더십의 역할모델”이라고 극찬하며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을 볼 때 삼성전자보다 크게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소버린은 이 자리에서 내달 11일 주총이 예정된 SK를 겨냥, “LG와 개혁의 양 극단에 있다”고 폄하한 데 이어 SK 소액주주들에게 최태원씨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SK가 회사 위상에 걸맞은 위대한 경영자를 맞을 수 있도록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모든 주주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소버린은 SK 경영권에 대한 의지 과시 및 LG지분의 평가익 급등이라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뒀다.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법 규정을 넘나드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라 5% 이상 지분 매입시 공시하면 그 뿐인데 굳이 기자회견을 열어 간접적으로 해당 주식의 가치를 띄웠고, 공시절차 전 서한 형식으로 SK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딱 부러지게 불공정거래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해법은 우리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정보와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계 펀드들이 한국을 돈벌이 마당으로 여겨 마구 휘젓지 못하도록 기업지배구조와 감독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자본 자유화를 못 따르는 감독체계의 허점을 손질하는 작업은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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