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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남북화합 불꽃으로 부활/ 윤이상 평화재단 내달 18일 정식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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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남북화합 불꽃으로 부활/ 윤이상 평화재단 내달 18일 정식출범

입력
2005.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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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용’ 윤이상(1917~1995)이 돌아온다. 세계적 작곡가이면서도 남북분단의 희생양이 되어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독일에서 세상을 떠난 지 10년, 그를 기리는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경남대 총장)이 내달 18일 정식 출범한다. 윤이상은 생존 당시 ‘현존하는 유럽의 5대 작곡가’에 선정되는 등 세계 음악사에 우뚝한 거인이지만, 1967년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반체제 친북인사로 찍혀 국내에서는 줄곧 금기시되다가 최근에야 본격적인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재단설립추진위원회는 23일 대표 발기인 모임에서 박재규(61·전 통일부 장관) 경남대 총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정관을 확정한 데 이어, 24일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대표 발기인으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고희범 한겨레신문 사장, 이종수 KBS 이사장, 홍석현 주미대사, 원택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김민 서울대 음대 학장,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 윤이상의 딸 윤정씨 등 각계각층 29인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박재규 이사장은 "윤이상평화재단의 활동은 문화예술사업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윤이상을 알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의 사업목표는 크게 두 가지, 윤이상을 기리는 것과 그가 평생 소망했던 남북화해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재단은 내달 18일 호암아트홀에서 창립대회 겸 기념음악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평양의 윤이상관현악단 초청, 윤이상 작품집 음반 발매, 친필악보와 유품전시회, 한국작곡가들의 헌정음악회 등을 펼친다. 윤이상을 다룬 영화도 만들어진다. 2007년 완성을 목표로 LJ필름이 유족들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 장기적으로는 윤이상 작곡상 제정, 기념관 건립도 추진한다.

윤이상관현악단은 북한 윤이상음악연구소가 1990년 창단한 현대음악 연주단체이다. 윤이상이 직접 만들고 지도한 이 악단은 1999년 독일순회공연으로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봄에도 베를린 등 독일 5개 도시를 돌았다. 북한은 윤이상을 민족의 자랑으로 여겨 20여년 전부터 윤이상음악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평양에는 600석짜리 윤이상음악당도 있다. 재단은 올해 광복절을 전후해 이 악단을 초청할 계획인데, 북측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한다.

올해 발매할 윤이상 음반은 3종이다. 평양국립교향악7단이 연주한 ‘나의 땅, 나의 민족’과 ‘광주여 영원히’를 묶은 첫 음반이 내달 나오고, 평양 윤이상관현악단과 독일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의 음반이 그 뒤를 잇는다. 평양국립교향악단의 음반은 일본 레이블 ‘카메라타’의 윤이상 전집에 포함되어 수입된 적이 있지만, 국내 제작으로 공식 발매되기는 처음이다.

재단은 내달 창립대회에 맞춰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여사(78) 초청도 추진 중이다. 베를린 자택과 평양을 오가며 살고 있는 여사는 그동안 "남편의 공식적인 명예회복이 이뤄지기 전에는 올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윤이상평화재단의 설립이 실질적인 명예회복을 뜻한다는 판단과, 최근 정부의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 동백림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방한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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