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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락/ 수출기업 54% "이미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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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락/ 수출기업 54% "이미 피해"

입력
2005.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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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 폭락세로 이미 과반수를 넘는 수출기업들이 환차손과 출혈수출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환율이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실제로 피해를 경험한 기업이 이미 절반이 넘는 53.7%에 달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41%였고, ‘출혈수출’을 경험한 경우도 20.2%에 달했다.

이밖에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외국기업과의 수출 수주경쟁에서 밀린 경험’을 호소한 경우가 17.6%, ‘기존 수출계약을 취소하거나 신규 수출오더를 포기’한 경우도 11.9%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조사 대상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1,104원(대기업 1,088원, 중소기업 1,113원)으로 나타났고 특히 10곳 중 7곳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1,050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환율하락의 영향은 업종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조선(100%), 반도체(79.2%), 무선통신기기(76.2%), 섬유(73.3%), 자동차(72.8%) 등은 환율하락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업종 평균치(69.3%)를 웃돌았다.

반면 수입원자재 가격하락과 달러부채 부담완화 효과가 예상되는 정유(20.0%), 철강·금속(57.5%), 식음료(57.2%) 등은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보고서는 특히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환차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 10곳 중 6곳(58.7%)은 ‘마땅한 환위험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중소기업의 경우 68.0%가 환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44.5%)에 비해 환차손 피해를 입을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위험을 관리하지 않는 이유는 ‘외화자산이나 부채비중이 낮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3.7%로 가장 높았으나 ‘인력과 비용부담’(19.9%), ‘경영진의 이해부족’(17.6%), ‘환위험관리 방법의 무지’(13.1%) 등도 많았다.

한편 조사 기업 중 36.1%는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방어’가 시급하다고 응답했고, ‘정부가 환율변동의 속도와 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응답도 32.3%로 조사됐다.

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환차손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를 보전해주는 ‘환변동보험’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환위험관리 이외에도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및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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