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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서바이벌 투자/‘月 1.75%수익률’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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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서바이벌 투자/‘月 1.75%수익률’의 신화

입력
200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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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은 주식투자에 관한 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버핏 덕분에 40년 동안 재산이 4,000배로 불어난 한 투자자는 그를 신처럼 칭송하며 산다고도 했다. 과연 매월 몇 %의 수익률을 한번의 실패도 없이 40년간 복리로 쌓아야 돈이 그처럼 불어날까.

강연 때마다 물어봐도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한지 언제나 3%가 단연 1위다. 5%도 더러 나온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가령 1만원으로 월 3% 이자를 놓으면 첫 달 수익이 300원이다. 원리금 1만300원을 다시 3% 불리면 1만609원이 되고, 그 다음 월말엔 1만 927%B원이 된다. 이렇게 꾸준히 가면 진짜로 40년 뒤엔 4,000만원이 될까.

우선 은행금리부터 보자. 요즘 정기예금 금리는 세후로 따져 월 0.3%도 채 안 된다. 이 경우 1만원이 4,000만원으로 불어나려면 230년도 더 걸린다. 7대나 8대 손자에 가서야 4,000배를 받는 셈이다. 월 1%는 어떤가. 연리로 환산하면 12.68%가 되고, 이것이 40년간 지속돼도 119만원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정말 월 3% 정도는 꾸준히 벌어야만 40년 뒤에 4,000배가 된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월 3%면 145만배, 즉 145억원으로 돈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월 5%는 더더욱 말이 안 되는 게 무려 148조원이 되기 때문이다. 1만원 말고 1억원에서 출발하면 148경원, 지구를 다 사고도 남을 돈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월 3%나 5%는 장 좋을 때 1, 2년은 몰라도 40년은 결코 지속될 수 없는 꿈의 수익률이다.

실제로 이 문제의 정답은 1.75%다. 놀랍지 않은가. 겨우 월 1.75%가 세계 최고라니 말이다. 매일 ‘대박주’ ‘황금주’를 찍어 주는 우리의 선생(?)들이 그보다 몇 배는 나을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주식 하면 엄청난 횡재를 떠올리도록 훈련된 우리에게 1.75%는 너무 가소롭다. 열 배가 났느니 백 배를 먹었느니 하는 영웅담만 듣고 사는 우리에게 1.75%는 마치 농담 같다.

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우리가 시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건 대부분 허구 아니면 요행, 또는 환상이다. 찬찬히 따지고 들어 보면 주식에서 은행이자만큼 건지는 사람도 드물다. 그러니 월 0.3%를 목표로 삼자. 실력이 좀 붙으면 그 때 1%로 올리자. 거창하게 열 배, 백 배 운운하면 당장은 멋있어 보여도 곧 망한다. 1.7%니 1.8%니 하는 좀스러운 수치를 논할 때 비로소 여러분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시카고투자자문 대표이사 www.chicago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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