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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시라크‘머나먼 화합’/정상회담서 이라크 재건은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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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시라크‘머나먼 화합’/정상회담서 이라크 재건은 한 목소리

입력
200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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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순방중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 정상회담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한 유럽연합(EU)의 협조를 이끌어낸 반면 중국 무기금수 해제와 이란 핵 문제 해결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는 화합될 수 없는 현격한 입장차를 확인했다.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 26개 나토 회원국은 이라크군 훈련 지원에 동참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EU국가들은 이라크전을 계기로 촉발된 입장차를 일단 뒤로 하고 새 동맹 시대를 열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나머지 현안을 놓고는 이견이 여전했다. 특히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EU의 중국에 대한 무기금수조치와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놓고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 주도로 EU가 추진중인 무기금수 해제 움직임에 강한 우려감을 표출했다. 그는 "무기 이전에 따라 중국으로 기술이 넘어가 중국-대만 군사력 균형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설득 노력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증거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는 더 이상 정당화할 수 없다"며 "EU가 아시아에 세력균형 변화가 없도록 보장하겠다"고 받아 쳤다. 그는 또 캐나다와 호주가 중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이란이 한편으론 협상을 진행하면서 은밀히 핵무기 제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을 통한 제재, 나아가서는 군사행동도 협상수단에서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은 "이란을 설득해 핵 관련 활동을 중단시키는 첫 단계를 마쳤다"면서 이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EU의 협상안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언론들은 두 정상이 겉으로만 화기애애했을 뿐 실제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서로 이해하고 대화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이견으로 심각하게 갈등했던 독일을 3년만에 다시 방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AP통신 등 외신은 두 정상이 이란 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 ‘의외로’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 등 관계복원 의지를 보였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원칙론적 수준’ 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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