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그들이 몰려온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25일(한국시각) 9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내려진 황색 경계령이다. 26명의 풀시드 멤버로 구성된 태극여전사. 역대 최강 군단으로 무장한 채 돌격 신호 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내려진 작전명은 ‘LPGA 완전 접수’이다.
◆ 4,400만 달러짜리 황금 혈전 = 하와이 호놀룰루의 터틀베이골프장에서 열리는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을 시작으로 개막하는 LPGA 투어는 11월 21일 막을 내리는 ADT챔피언십까지 모두 31개 대회를 치른다.
총상금이 4,400만 달러로 사상 최다 금액. 또 55년째를 맞는 LPGA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월드투어로 거듭난다. 남아공에서 여자월드컵골프대회를 치른 LPGA는 시즌 2번째 대회인 마스터카드클래식(3월5~7일)과 코로나모레리아챔피언십(4월22~25일) 등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멕시코 원정길에 오른다.
◆ 더욱 세진 코리안 에너자이저 = 올 시즌 세계 골프팬들은 리더보드 상단에 줄줄이 올라 있는 한국 선수들의 낯선 이름을 읽느라 큰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LPGA 투어에서 뛰게 될 한국 선수는 조건부 출전권자까지 포함해 줄잡아 30명 정도. 투어 출전 선수의 5분의 1이 넘는다.
숫자 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부활의 샷을 갈고 닦은 ‘골프여왕’ 박세리(28·CJ)를 비롯해 ‘메이저 퀸’으로 격상한 박지은(26·나이키골프) 등 ‘투톱’을 앞세운 한국낭자군단에는 언제든 우승 가능한 다크호스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목표는 두 자릿수 우승 합작. 새로 가세한 김주미(21·하이마트) 이미나(24) 등이 벌이게 될 신인왕 경쟁도 관심거리다.
◆ 알로하!(안녕) 하와이 = 첫 시험 무대는 SBS오픈. 국내 방송사 SBS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출전 선수 120명 가운데 27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져 있다.
최근 이혼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가가 빠지지만 초청선수로 출전하는 미셸 위(16)와 지난해 10대 돌풍의 주역인 ‘수퍼루키’ 최나연(18·SK텔레콤)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여자골프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폴라 크리머(19)가 프로 데뷔전을 어떻게 치를지도 흥미거리다.
SBS와 SBS골프채널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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