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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어제와 오늘] 대박·쪽박 두 얼굴 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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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어제와 오늘] 대박·쪽박 두 얼굴 테마주

입력
200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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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닿으면 표면이 뜨거워져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는 도로’, ‘뚜껑만 열면 용기 안의 액체가 시원해지는 냉각캔’, ‘매연을 전혀 내뿜지 않는 자동차’

불과 10년 전인 1995년과 96년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테마주’ 들이 급등했던 사연이다. 물론 이들이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았다. 테마주는 공통적으로 ‘지금은 별볼일 없지만, 증시에 떠도는 소문이 실현만 되면 주가가 수십 배 성장할 것’이라는 ‘로또식’ 기대감을 배경으로 한다. 좋게 말하면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에 훨씬 더 비중을 많이 두는 투자가 테마 투자인 셈이다.

그러나 ‘무결빙 도로’ ‘냉각캔’ ‘매연 없는 차’ 등 증시의 과거가 보여주듯, 테마주의 미래가치는 거래량으로 표출되는 매집세력의 포장술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연일 급등한다. 그 뒤 하락국면에서는 멋모르고 따라붙은 개인 투자자의 ‘패닉현상’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기술진보나 사회패턴의 변화 등 진정한 의미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투투자가 아니라 ‘대박’을 쫓는 개인 투자자의 허영심을 교묘히 이용하는 게 테마주의 일반적인 속성이다.

하지만 요즘 벌어지는 테마주 광풍을 보면 과거와는 그 성격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나 등장하던 테마주들이 지수 1,000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줄기세포 교토의정서 화폐교체 등 테마에 들어가기만 하면 주가가 큰 폭의 널뛰기를 하는 게 현실이다. 줄기세포 관련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지난해 10월 2,000원대에서 최근 5만원대로 치솟은 회사도 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증시에서 거래된 495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전체의 26%인 130개에 불과했고, 상승 종목 대부분이 삼성전자(749%) 농심(1,297%) 등 단기 테마와는 관련 없는 대형 우량주였다. 과거 10년간의 경험은 실적을 사면 투자이지만, 테마를 사면 투기에 가깝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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