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손 잡을 것인가.
열린우리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후보들은 누구와 어떻게 제휴할 것인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투표방식의 특성상 어느 쪽과 손잡느냐가 당락은 물론 순위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8명을 뽑는 내달 3일의 예비선거는 1인3표방식이고 이들 중 5명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4월2일 전당대회는 1인2표 방식이다.
후보별 합종연횡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22일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 의원만 해도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함께 동반당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출마했지만 어렵다고 판단되면 김 전 장관을 밀겠다"며 특정후보와의 연대를 못박았다. 반면 한명숙 의원은 "연대할 조직도 없고 특정후보와 연대하면 오히려 손해 볼 수 있다"며 연대 불가론에 서있다. 여성 후보라는 점, 개혁파나 실용파 모두로부터 거부감이 없는 중도파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문희상 의원은 40대 재선그룹의 대표주자로 나선 송영길 의원과의 연대를 추진중이다. 문 의원은 주초 출마선언을 한 뒤 "합종연횡을 한다면 재선그룹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측은 "재야파나 개혁당 출신과는 생각이 다른 만큼 손잡기 힘들다"며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염동연, 한명숙 의원과는 역으로 지지기반이 겹쳐 연대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중도 성향에다 40대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다른 후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송 의원은 계산이 서지 않는 듯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속내를 감추고 있다.
재야파인 장영달 의원과 개혁당 출신과의 연대는 가장 뚜렷하다. 김두관 전 장관은 일찌감치 "연대를 한다면 장 의원과 하겠다"며 문 의원 등 실용파에 맞선 개혁진영의 연대를 역설했다. 재야파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과 신기남 의원의 연대는 신 의원의 개혁을 키워드로 내세웠음에도 가능성이 높지않다. 신 의원은 재야파 대의원들의 남은 1표를 겨냥, 장 의원과의 연대에 긍정적이지만 장 의원측은 "실익이 없다"며 회의적이다. 장 의원측은 한명숙 의원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지기반 확산에 대한 기대에서다.
이들과 달리 친노직계인 염동연 의원과 개혁당 출신인 김원웅 의원은 독자파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특정계파의 대의원 장악력이 높지않다"며 "대의원들이 1표는 자신이 속한 계파나 의원 뜻을 따르겠지만 나머지 1표는 비교적 자유롭게 행사할 것으로 보여 연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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