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복원되는 서울 청계천 인근 중구 수하동에 38층 규모의 강북 지역 최고층 건물 건립이 추진된다. 그런데 같은 청계천변이라도 사적 지정이 예정된 광통교 터, 수표교 터 일대와 오간수문 터가 있는 두산타워 앞쪽은 2~3층으로 건물 높이가 제한될 것으로 보여 청계천 일대 신규 건물군의 스카이라인이 ‘천양지차’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개발회사 ‘미래로 RED’는 광통교 터 인근인 중구 수하동5 일대 을지로2가 제5지구 도시환경정비구역 내에 연면적 3,534평(대지면적 2,752평)의 지상 38층 지하 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짓기로 하고 최근 시에 정비구역 변경을 요청했다.
이 건물은 현재 강북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33층)과 비교했을 때 건물 높이는 148c로 같지만 층수가 다르다. 개발회사는 이곳에 38층짜리 주상복합시설 1동과 37층짜리 업무시설 1동 등 2개 동을 세울 계획이며, 건물 하층부에는 회의장 운동·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청계천변에 780평의 공원을 짓는 대신 인센티브를 통해 용적률을 최고 998%까지 올려받는다는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이 일대는 1970년대부터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현재 단층이나 2층 규모의 주거, 상업시설로 채워져있다"고 말했다.
반면 광통교 등 청계천 유적지 주변은 건축물의 층고가 2층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보여 지역 주민들과 서울시가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청계천 공사중 발견된 다리 유적인 광통교 터, 수표교 터, 오간수문 터를 ‘청계천 유적’으로 2일 사적 지정예고했다. 사적으로 지정되면 서울시 조례에 따라 20c의 보호구역을 포함해 유적으로부터 120c 거리까지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는 등 건축 규제를 받는다.
이에 따라 청계천 복원 후 도심부 발전계획에서 광통교 주변을 금융업무중심으로 육성키로 한 서울시의 계획이 난관에 부딪쳤다. 시 관계자는 "이 지역은 상업지역인데도 사적으로 지정되면 ‘앙각(仰角) 27도’ 규정에 따라 인근에는 2층 정도 건물밖에 지을 수 없게 된다"며 "문화재청에 건축제한 완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앙각 27도 규정은 국가지정문화재 주변 100c 이내에 짓는 건물이 문화재 외곽경계의 일정한 높이(3.6c)에서 27도 높이로 올려다볼 때 그 아래인 높이에 대해서만 개발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원제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문화재 주변의 고도제한은 당연하고 도심부 경관축을 위해 고층 건물군 건설도 필요하지만, 개발에 치우친 도심 스카이라인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