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부 김모(40)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왕따니 뭐니 하는 말 때문에 뒤숭숭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 몸이 약한 것이 문제다. 잔병치레로 유치원도 다니는 둥, 마는 둥 했을 정도.
이처럼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는 그야말로 물가에 아이를 내놓는 심정이다. 게다가 봄철에는 각종 유행성 전염병과 계절성 질환도 많고 야외 활동 증가에 따른 외상 사고 등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처음 입학하는 어린이는 심리적 부담도 상당해 등교 거부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취학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들이 주의해야 할 어린이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 연세대 치과병원 최병재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
1. 홍역등 2차예방접종 필수
학교는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므로 각종 유행성 질병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 3년 전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홍역은 물론 학교를 중심으로 전파되는 이질 등 소아 전염병들이 해마다 늘고 있어 이에 대비해 취학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DTP(디프테리%B아 파상풍 백일해)백신과 소아마비 백신은 아기 때 접종을 했더라도 4~6세 때 항체가 떨어지므로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MMR(홍역볼거리 풍진)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4~6세에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게다가‘2차 홍역 예방 접종 증명서’를 반드시 학교에 제출해야 하므로 잊지 말고 꼭 챙겨야 한다. 이 밖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페구균백신이나 A·B형 간염백신도 입학 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2. 알레르기 미리 확인
봄철에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의 감기 증상을 달고 다니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 감기가 아니라 환절기에 유행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일 수 있다.
특히 ‘꽃가루병'은 감기 증세처럼 미열이 나고 콧물이 많이 흐르지만 감기와 달리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을 비벼대는 증상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또한 감기는 대개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으면 낫지만 꽃가루병은 계절이 끝날 때까지 낫지 않으며, 매년 같은 증세가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3. 학교가기 겁내는지…
최근에는 어렸을 때부터 유치원이나 학원 등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 문제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전체 취학 아동의 3% 정도가 분리불안증을 겪고 있다.
대개 복통이나 두통 등을 호소2하면서 등교를 거부한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려면 입학할 학교에 아이를 데려가 공부할 교실과 운동장을 함께 둘러보고 아이에게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율과 규칙을 말해주면서 두려움을 덜어줘야 한다. 아이가 학교 가기 싫어하면 수업시간에 함께 있어 주거나 방과 후 교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와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친구나 교사와의 문제로 등교를 거부할 경우엔 이른 시일 내 담임교사와 상담해 해결해야 한다.
4. 혹시나 학습장애?
특별히 정신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또래 아이보다 듣기,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을 잘하지 못하면 학습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대개 언어발달이 늦는 것이 특징인데, 소아정신과나 언어치료 전문기관에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또 아이가 목에 무엇이 걸린 듯이 헛기침을 하거나 코를 킁킁대고 훌쩍거리거나 치아를 딱딱 부딪히면 ‘틱 증후군'일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취학 전에 바로 잡지 않으면 우울증, 등교 거부, 학습부진 등 성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5. 근시 방치 말아야
아이가 눈을 찌푸리면 TV를 시청하거나 자주 두통을 호소하면 반드시 안과를 찾아 시력검사를 받도록 한다. 독서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지나치게 눈을 쓰면 조절근이 피로해져 일시적으로 근시가 될 수 있다.
근시는 안과에서 조절마비굴절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굴절 이상이 심한데도 놔두면 약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원시나 난시가 있는 아이는 약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확실히 교정해야 한다.
6. 충치는 조기 치료
초등학교 때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다. 따라서 취학 전에 치과를 찾아 충치 여부와 함께 치아 발달이 잘 진행되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상한 유치를 그냥 두면 새 영구치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고 아픈 충치쪽 어금니 대신 다른 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다가 턱관절도 변형돼 나중에 발음을 잘 하지 못하고 턱뼈가 불균형하게 자라 얼굴모습도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유치에 충치가 생기면 조기에 치료 받아 유치가 자연스럽게 영구치가 되도록 조치를 취한다. 또 당분이 많고 끈적한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는 잘못된 식습관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음식물을 골고루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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