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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서현섭’/日 천문학자, 최근 발견 소행성 한국 전직 외교관 이름 따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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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서현섭’/日 천문학자, 최근 발견 소행성 한국 전직 외교관 이름 따 명명

입력
200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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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문학자가 최근 발견한 소행성에 전직 한국 외교관의 이름이 붙여졌다.

주인공은 후쿠오카와 요코하마 주재 총영사를 지내고 지난해 교황청 대사를 끝으로 외교관직을 떠난 서현섭(61·사진) 씨. 외교관 시절 ‘일본은 있다’ 등 다수의 일본 관련 책을 쓴 서씨는 퇴직 후 일본 규슈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한일근대외교관계와 문화비교론을 연구하고 있다.

22일 서 교수에 따르면 일본 도쿄천문대 후루카와 키이치로 교수팀은 지난달 25일 발견한 소행성에 6,210번이라는 번호와 함께 서 씨의 이름을 붙였으며 이는 국제천문연맹(IAU)의 공인을 받아 세계천문학계에 공포됐다. 일본 천문학계가 새로 발견한 소행성에 한국인의 이름을 붙인 적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역사적 위인이나 천문학자가 아닌 인물의 이름이 붙여진 것은 처음이다.

이는 서 교수와 후루카와 교수 사이의 8년에 걸친 우정에서 비롯됐다. 이들의 관계는 서 교수가 파푸아뉴기니 대사관에 근무하던 1997년 후루카와 교수가 아마추어 천문가 와타나베 씨와 함께 발견한 소행성에 당시 탄신 600주년을 맞은 ‘세종대왕’의 이름을 붙였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하고 감사 이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5월 후쿠오카 총영사로 발령 받은 서 교수는 후루카와 교수가 앞서 발견한 소행성에도 백제 승려 ‘관륵’의 이름을 붙인 사실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양국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서 교수는 자신이 일본어로 저술한 ‘한일 때때로 흐리고 맑음’이란 책을 후루카와 교수에게 선물했고, 후루카와 교수는 자신이 6년 전 받은 책에 대한 보답으로 소행성 ‘서현섭’을 선물하게 됐다. 서 교수는 "후루카와 교수의 제안을 받고 처음엔 고사했으나 올해로 수교 40주년을 맞는 양국이 보다 친밀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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