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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황 여전히 복잡"/후진타오 친서 통해 압박성 北설득 불구 결정적 성과는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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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황 여전히 복잡"/후진타오 친서 통해 압박성 北설득 불구 결정적 성과는 못내

입력
200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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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구두친서의 내용은 중국이 예상 보다는 강하게 대북 설득에 나섰음을 짐작케 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번 왕자루이(王家端) 부장의 방북에서 결정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도 유인책을 제시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2중의 부담을 안고 가게 됐다.

후 주석이 ‘중·조 쌍방의 근본 이익’을 언급하면서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나아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힌 대목은 지금까지 양국관계를 비쳐볼 때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화법이다. 또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도 표현은 완곡하지만 고강도의 압박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이제 그만 버티고 회담장에 나오라’고 북한에 직접 경고한 느낌마저 든다.

중국 지도부의 입장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등을 사실상 노골적으로 비난해온 관영언론이나 북한에 대한 회의적 언급을 쏟아낸 조야의 분위기를 반영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의지에 북한이 순응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왕자루이 방북을 통해서도 어슴푸레하게 노정됐듯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조건으로 ‘여건 조성’을 언급한 데는 미국을 설득하라고 중국을 몰아붙이려는 속내도 읽혀진다. 중국은 이 같은 북한의 의심에 대해 이해를 표명하면서도 회담장에서 푸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달래는 듯한 모양새이다. 왕 부장과 함께 방북한 닝푸쿠이(寧賦魁) 중국 한반도문제 담당대사는 22일 베이징에 돌아 온 뒤 "상황이 여전히 아주 복잡하다"면서 "회담이 재개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시인했다.

어떤 경우든 북중관계가 예전보다 냉정하고 실무적인 관계로 바뀌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한진섭(韓眞涉) 교수는 "이번 왕자루이 방문에선 북한과 중국이 서로 다른 입장만 재확인했다"면서 "아슬아슬하게 유지돼온 혈맹관계가 앞으로는 갈등관계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압박하려면 할 수는 있으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는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의 21일 언급처럼 중국은 당분간 북한과 신경전을 펼치며 당근과 채찍의 수위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dssong@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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