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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국가와‘임꺽정’저작권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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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국가와‘임꺽정’저작권 존중돼야

입력
2005.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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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사는 애국가 작곡자인 안익태 선생의 유족이 애국가 저작권에 대한 모든 결정을 한국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고 20일 밝혀 왔다. 같은 날 북한 작가 홍석중씨가 남한 사계절 출판사에 대해 조부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비난했다. 홍씨는 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의 손자다. 사안의 성격은 정반대지만, 모두 우리를 반성하게 만드는 일이다. 또한 우리에게 편리하게 해석해 온 저작권 관행을 보다 명확하게 처리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 주는 사건들이기도 하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현재 스포츠경기 등에서 사용하는 애국가에 연간 500만~800만원의 저작권료를 유족에게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네티즌 사이에 ‘애국가도 돈 내고 불러야 하느냐. 차라리 돈 안내는 국가를 다시 만들자’는 격한 반응이 일었다. 우리는 행정자치부가 안 선생 유족으로부터 애국가 저작권을 일괄 구입하는 게 성숙하고 옳은 해결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일을 맞으며 ‘저희 가족 또한 한국인이기 때문에 언제나 한국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는 말과 함께 애국가에 대한 결정을 한국 정부에 일임한 유족의 깊은 마음에 사의를 표한다.

벽초의 소설 ‘임꺽정’은 전통 어휘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지는 역작이다. 홍석중씨는 "저작권 침해행위가 중지돼야 하며 당사자들이 사과하고 응당한 배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존중돼야 마땅할 주장이다. 그러나 사계절 출판사도 "최근까지 유족과 정당한 접촉을 시도하면서 저작권료 지급을 시도해 왔으나 체제가 복잡해서 애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도 저작권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리는 하나의 투박한 신호일 수 있다. 오히려 이번 일이 양측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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