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서울대 김민수(사진) 전 미대 교수의 복직을 놓고 김 전 교수와 서울대 미대가 다시 한번 격돌했다.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 전원은 지난 16일 "김 전 교수의 미대 복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권영걸 미대 학장에게 집단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권 학장을 포함한 미대 디자인학부 소속 교수 14명은 16일 열린 미대 전체 교수회의에서 김 전 교수의 복직에 대한 반대 표시로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미대는 공식적으로 김 전 교수의 연구논문 표절과 미대 교수들에 대한 명예훼손이 복직 반대의 이유라고 밝혔으나, 지난달 서울고법의 판결 이후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것에 대한 불만이 사표 파동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대측은 고법 판결 이후 "조직의 안정과 질서를 해치는 김 전 교수를 미대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학 본부에 줄곧 대법원 상고를 요구해왔다.
상고 시한이 만료된 12일 이후에는 "김 전 교수를 다른 단과대로 복직시키는 것에는 관여하지 않겠으나 미대로의 복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초교육원 교수로 임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김 전 교수는 21일 성명을 내고 "정 총장은 패거리 깡패조직인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들의 집단사표를 즉각 수리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전 교수는 성명에서 "디자인학부의 재임용 심사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자 교수들이 집단사표라는 최후의 악수로 정 총장을 협박하고 범죄 은폐를 종용하고 나섰다"며 "이성적 학문집단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범죄조직의 면모를 자인하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서울대 학내 인터넷매체인 ‘스누나우’는 집단사표 제출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미대 디자인 학부 교수 14명을 상대로 일일이 확인했다는 스누나우는 "외국출장에서 막 돌아와 미대 입장은 간접적으로 들은 상태다" "최근 학교를 나간 적이 없으며 김 전 교수 건은 신문에서밖에 듣지 못했다"는 등 사표제출 사실을 부인하는 일부 교수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날 미대 교수들의 집단사표 소식이 전해지자 김 전 교수의 3월 강단복귀를 위해 행정절차에 박차를 가하던 본부 관계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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