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의 아시아출신 중 최고위직인 커맨더(한국의 경무관에 해당)로서 재미한인사회의 존경을 받아온 폴 김(53·한국명 김명천)이 은퇴한다.
LAPD의 서열 3위로 경관의 인사 교육 훈련을 총괄해온 김씨는 최근 한국일보 미주본사를 방문, "건강 때문이 아니라, 때가 됐다고 판단해 물러나기로 했다"고 퇴임인사를 했다. 김씨는 "믿고 따라준 부하들과 동포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머리 숙여 감사한다"며 "당분간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동포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찰에 몸담고 있는 동포 등 후배들이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태생인 김씨는 경기고 재학 때인 1967년 가족이민을 떠나 페퍼다인대와 대학원을 거쳐 해병대 복무를 마친 뒤 75년 경찰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경찰에 입문했다. 윌셔, 헐리우드, 밴나이스, 뉴튼 등 LAPD 산하 주요경찰서의 수사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0년 본국 교통국장을 거쳐 그 해 경찰서장에 임명됐다. 그가 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하버 지역 내에의 살인사건을 63%나 줄이고, 범죄퇴치 프로그램을 전 LAPD로 보급하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어 2001년 진급시험에서도 수석을 차지, ‘경찰의 별’인 커맨더에 올랐다.
2003년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 때 ‘한인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에 대해 재미동포들은 "이민자의 한계를 모범적으로 극복함으로써 동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을 뿐 아니라, 92년 LA폭동 이후 동포사회의 안전에도 각별히 힘써왔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의 은퇴식은 내달 5일 LAPD 청사에서 열린다.
로스앤젤레스=한국일보 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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