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새 인물 적극 영입과 과감한 물갈이 공천으로 당의 변화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이번 선거를 당 혁신과 대 국민 이미지 변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갈이 공천론은 4일 충북 제천 연찬회에서 공식 제기된 뒤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장파가 주축인 수요모임과 푸른정치모임도 이 문제를 집중 논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지도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위원들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른정치모임의 임태희 의원은 21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야당으로서 수단이 별로 없다"며 "재보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모임 정병국 의원도 "의석 몇 개를 더 얻는다 해도 우리 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며 "이번 재·보선은 당선 가능성에 개의치 말고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개혁공천으로 당의 변화 노력을 과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파격적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의원은 수도권에 뉴 라이트운동 관계자나 시민단체 출신 인사를 영입하고, 텃밭인 경북 영천의 경우 호남 등 다른 지역 출신을 공천하자고 주장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여당에게 절대 불리한 지역은 다른 야당과 연합공천을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안상수 공천심사 위원장은 "당 내에 혁신적 공천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준비기간이 짧아 내부 경선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인 만큼 당 안팎의 요구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당 지도부는 혁신적 공천을 했다가 선거에서 패할 경우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또 야당인 관계로 영남 권 외의 지역에서는 참신한 지원자들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선거는 일단 이겨야 한다"며 "재·보선 지역 어느 한 곳도 만만한 곳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모험을 할 만한 현실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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