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충격적 내용을 다룬 밀리언셀러 ‘다빈치 코드’(사진)에 대한 모의재판이 18일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빈치시에서 개막됐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빈치시에선 가톨릭 성직자 등 압도적으로 많은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소설의 진위를 둘러싼 모의재판이 열렸다. ‘피고’석에는 저자인 미국의 댄 브라운이나 그의 변호인이 아니라 수백명의 독자가 자리를 채웠다. 때문에 재판은 소설이 그야말로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주장으로 메워질 수밖에 없었다.
모의법정을 기획한 레오나르도 박물관장인 알레산드로 베초시는 "다 빈치가 잘못 해석돼 그의 작품도 덩달아 폄하되고 있다"면서 소설의 허구성을 입증할 자료 120점을 제시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다 빈치 코드’는 기호학 교수인 주인공이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작품들을 통해 예수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자손까지 낳았고 그 계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손들을 보호하려는 측과 예수의 성경 계보를 지키려는 측이 암투를 벌이다는 충격적 비밀을 알게 된다는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특히 화가 다 빈치가 이런 예수의 비밀을 지키는 결사체의 일원으로, ‘역사적 진실’을 자신의 그림들 속에 암호(코드)로 남겼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저자 브라운은 책 앞부분에 "관련 사실은 자료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003년 6월 소설 출간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도 거듭 역사성을 강조해 논란을 빚었다.
모의재판은 이 같은 기독교계의 걱정을 대변하고 있어 소설에 ‘유죄’ 판결이 일찌감치 예고됐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750만부가 팔린 데다 조만간 영화로도 만들어질 ‘다 빈치 코드’ 논란은 쉬 가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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