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창립 30주년이자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이룬 2002년 본격적인 윤리경영에 나섰다.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국가와 사회윤리, 고객과 협력회사와의 윤리를 강조한 윤리강령을 제정한 것도 이 때다. 2002년을 새로운 도약과 출발을 다짐하는 해로 삼고 깨끗한 기업문화를 조성해 고객 등 모든 이해 관계자의 신뢰를 받아 최고의 경쟁력과 가치를 창출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윤리강령은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상거래 뇌물방지 협약과 국제상거래를 할 때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지 않도록 한 국내 뇌물방지법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부정한 뒷거래로 승부하기보다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경쟁회사와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상호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 고객에 대한 윤리규정은 고객만족을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고객의 이익을 철저히 보호한다는 내용으로 돼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윤리경영을 통해 협력회사와 윈윈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2,500여 협력회사에 공정한 기회는 물론 동일한 정보와 조건을 제공하고 우월적 지위 남용이나 부당한 이면계약 요구, 일방적 거래 단절 등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협력회사는 공정한 룰에 따른 경쟁으로 납품 자재의 경쟁력 향상에 매진하고, 현대중공업은 회사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품의 경쟁력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협력회사와의 협상진행과정, 계약체결, 대금지불정보 및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등 자재조달의 전반적인 업무를 하나로 통일시킨 인터넷 자재조달시스템 하이프로(HiPRO)를 운용하고 있다. 모든 협력회사에게 연간 5조원에 달하는 자재조달에 참여할 기회를 개방하고 납품 및 공정 정보를 실시간 지원해준다.
또 분기별로 우수협력사 19개사를 선정, 현금지급 기준을 1,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상향해주며 어음 지급기한도 45일에서 25일로 단축시켜준다. 월 3회 대금지급을 통해 협력회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윤리경영의 일환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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