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에 들어가 있다. 그는 19일 평양 도착 직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만난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이후 6자회담 참가국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북한 수뇌부와 직접 대화를 갖는다는 점에서 그의 방북은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수뇌부와의 회담 내용이 즉각 알려지진 않겠지만 핵과 6자회담 문제가 깊이 논의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미 고위 당국자들의 방중 직후인 만큼 양국의 뜻도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다.
중국은 현재 외부 세계에서 북한 수뇌부의 의사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또 중국의 역할이 단순히 한미 양국 등의 의사를 중개하는 데 그치는 것만도 아니다. ‘혈맹’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국경을 맞댄 나라로서 북한의 핵 무장을 더 이상 남의 일로 치기 어렵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이후 중국의 역할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 부장의 방북이 불안정성을 더해가는 한반도 정세 안정의 실마리를 푸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우선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대미 핵심 요구인 ‘체제보장’에 대해서도 중국은 적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마침 열린 미일 외교ㆍ안보 장관회담(2+2회담)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직접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무조건적 6자회담 복귀와 핵 프로그램의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회담 당시에 비해 한결 비난의 강도가 커졌다.
북한에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할 것임을 알리고, 핵 문제 해결에 따를 반대급부에 대해서도 중국의 독자적 구상을 전할 수 있다면 왕 부장의 방북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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