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이 프로배구 원년리그인 ‘KT&G 2005 V-리그’ 개막전 승리의 영예를 안았다.
천안을 연고지로 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라이벌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프로배구 원년 우승을 향한 신호탄을 힘차게 쏘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겨울리그 8연패의 전성시대를 구가해온 무적함대 삼성화재는 이로써 리그 9연패를 향한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78연승을 구가하던 삼성화재를 접전 끝에 물리친 후 다시 한번 승리를 일궈내는 파란을 연출했다.
높이와 힘의 현대가 조직력의 삼성을 압도한 한판이었다. 상무에서 제대해 전열에 가세한 신경수와 윤봉우 후인정은 블로킹 18개를 합작해 내며 11개에 그친 삼성을 압도했다. 반면 신진식 김세진 김상우 등 베테랑 주전급의 노쇠화라는 부담을 안은 삼성화재는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분루를 삼켰다.
초반만 해도 1, 2세트를 가볍게 가져가며 기선을 잡은 삼성화재가 낙승을 거두는 듯 했지만 3세트를 25-19로 건지며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이 내리 3세트를 따내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이끌어냈다.
3세트 초반 9-9까지 시소 접전을 벌이다 삼성의 서브리시브 불안과 수비 실수를 틈타 역전에 성공한 현대는 이후 후인정의 라이트와 센터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텄다. 박철우가 블로커로 교체 투입돼 사기가 오른 4세트에서도 장신센터 신경수와 송인석의 블로킹까지 위력을 발휘하면서 25-21로 승리.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세트. 11-9로 앞서가던 현대는 신진식의 레프트 공격을 막아낸 직후 후인정의 라이트와 송인석의 레프트 공격이 연거푸 터지며 세트를 15-11로 마감했다. 후인정과 송인석 장영기는 좌우에서 나란히 16득점씩을 얻어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지난해 V투어 1, 2위 현대건설과 도로공사가 개막전을 펼친 여자부에서도 0-2로 뒤져 있던 현대건설이 후반 대역전극을 펼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초반 두 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던 현대건설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2로 역전승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6,800여명 운집…인기부활 예고
○…프로배구 개막식 및 개막전이 열린 이날 경기장에는 6,800여석이 꽉 찰 정도로 관중들이 몰려 배구 인기의 부활을 예고했다. 경기 중간마다 치어리더들의 공연, 고무줄에 상품을 감아 관중석으로 쏘아주거나 구멍이 뚫린 과녁판에 배구공을 집어 넣으면 1,000만원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 등이 열려 인기를 모았다.
○…프로배구 첫 득점의 영광은 속공 공격을 성공시킨 김상우(삼성)가 차지했다. 첫 블로킹은 신진식의 레프트 공격을 차단한 윤봉우(현대), 첫 서브득점은 장병철(삼성)이 각각 가져갔다. 첫 서브 범실의 불명예(?)는 권영민(현대)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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