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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졸업식 날엔 왜 자장면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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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졸업식 날엔 왜 자장면을 먹을까

입력
2005.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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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마다 졸업식을 했다. 우리집 둘째 녀석도 지난주 중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서 "무얼 먹을래?" 하고 물으니 오늘 같은 날 그걸 뭘 묻느냐는 얼굴로 "졸업식 날은 무조건 자장면이죠"라고 대답한다. 학교 앞 중국집이 대목을 맞은 장날처럼 꽉꽉 들어차 집에 와서 집 앞 중국집에 자장면을 시켰다. 평소엔 15분이면 가져다주던 자장면을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먹었다.

그러고 보니 예나 지금이나 학교 졸업식 날, 자장면을 먹는 풍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예전엔 졸업식과 같이 아주 특별한 날에만 자장면을 먹었는데, 요즘은 평소에도 간편하게 시켜먹고 졸업식 날에도 시켜먹는 차이 정도일 것이다.

예전에 우리 형제들은 형제의 졸업식뿐 아니라, 사촌 형제의 졸업식에도 줄줄이 따라가곤 했다. 그날 졸업하는 형제를 축하해주러 가는 의미도 있지만, 한 형제의 졸업식을 빙자해 모처럼 만에 여남은 명의 사촌들이 중국집에 방 하나 잡아놓고 자장면 파티를 벌였다. 그날만큼은 어머니도, 또 다른 숙모들도 아까지 않고 여남은 그릇의 자장면 곱빼기와 두 세 그릇의 탕수육을 시켜주었던 것이다. 아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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