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주가는 기업 가치와 수급, 투자심리 등에 좌우된다. 이 중 탄탄한 수급과 낙관적 투자심리는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이다. 수요 보강은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과 외국인의 매수 재개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차익실현 매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이유다. 여기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개선돼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투자심리의 개선은 주가의 지지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2000년 이후 주가수익비율(PER) 6~10배에서 등락하고 있다. 때문에 PER 6배는 주가 바닥수준으로, 10배는 고점수준으로 인식됐다. 종합주가지수 720선(PER 6배)에서 저점을 형성한 것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현 지수에서 PER는 8.5배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 평균 PER 7.8배와 비교해 볼 때 8.9% 정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저평가 매력은 다소 희석된 상황이다. 또 금리 상승과 맞물려 수익률 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개념을 구태여 끌어오지 않더라도 과거 추세와는 달리 PER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저평가 매력이 희석됐다고 해서 이를 ‘저평가 랠리’가 일단락된 것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 특히 ▦탄탄한 수급 여건 및 투자주체별 적절한 공수교대 ▦정보기술(IT) 업황에 대한 기대치 개선 ▦최악의 상황을 통과하고 있는 내수경기 등은 현 장세의 부담요인을 극복할 모멘텀이다. 따라서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물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기술적 지표가 과열수위를 넘어서고 있어 이번 주는 속도조절이 예상된다. 속도조절에 따라 조정이 전개되면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조정 후 재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시가총액 상위 대표종목과 중소형 저평가 종목이 시세탄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다. 다만 중소형 종목은 주가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술적 분석을 활용한 매매시점 선정이 관건이다.
22일 발표되는 국내 고용동향 및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내구재 주문동향은 향후 소비 및 수출여건을 판단하는데 유용한 지표가 될 것이다. 북한 핵 문제는 처리방향의 불확실성 탓에 주가의 잠재적 할인요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경계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강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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