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자주 안 쓰는 단어의 경우 학력이 높을수록 엉터리로 발음하는 예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5~8월 수도권 40대 이상 주민 1,174명을 대상으로 발음실태를 조사한 결과, ‘ㅍ ㅋ ㅌ ㅊ’ 등 격음 받침이 모음 조사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발음의 정확도는 학력과 대체로 비례했지만, ‘솥아’ ‘꽃아’ ‘무릎아’ 처럼 사용빈도가 낮은 어휘에서는 학력과 발음정확도가 오히려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지랖에’를 ‘오지라페’로 정확하게 발음한 무학자는39.3%, 초졸~고졸자는 31.4~40%인 반면 대졸자는 25.7%에 그쳤다.
이같은 경향은 ‘오지랖으로’ ‘볏짚이’ ‘샅에’ ‘낱으로’ 등의 단어의 발음에서도 나타났다. 최혜원 학예연구사는 "표준발음에 대한 학교 교육이 시작된 것이 1988년인 만큼 이러한 현상은 교육 이전의 언어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어원은 이 같은 조사를 매년 실시해 장기적인 변화추이를 파악한 뒤, 향후 표준발음 개정이 필요할 경우 반영할 방침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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