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네그로폰테(65·사진) 미 국가정보국(DNI) 초대 국장 지명자는 전문 외교관 출신으로 베트남전, 니카라과 콘트라반군, 이라크전 등 미국 현대 외교사의 뜨겁고 민감한 이슈에 빠짐없이 발을 담갔다. 때문에 미국의 ‘더러운’비밀 공작들에도 연계됐다는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1960년 국무부에 몸 담은 그는 64년 베트남대사관에서 정치담당으로 능력을 인정 받으면서 68~69년 파리강화회담에서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의 보좌관으로 활약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특히 80년대의 경력은 평생을 따라 다니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80~81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지내 쿠데타 추인에 일익을 담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후 85년까지는 미국의 중남미 비밀공작 기지였던 온두라스 대사를 지냈다. 당시 미국은 온드라스의 이웃 니카라과의 좌익 산디니스타정부 전복을 위해 콘트라반군을 지원하며 온두라스 군사정부의 각종 인권 유린을 묵인했는데 그는 이 추문의 복판에 서 있다.
이 때문에 그가 2001년 유엔대사에 지명됐을 때 인준이 6개월이나 지연되다 9·11 덕에 간신히 통과했고, 2004년 이라크대사 부임 때는 인권단체의 반대 시위가 일기도 했다.
그의 ‘정보 차르’등극은 네오콘의 승리이기도 하다. 그는 엘리엇 에이브럼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담당 국장의 지기로 네오콘의 적극 지지자다. 지난달 국무부 부장관에 존 볼튼 차관이나 네그로폰테를 세우려다 실패한 네오콘은 이제 미국 정보의 총체적 흐름을 장악하게 됐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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