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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23일 출간 회고록서 81년 피격 당시 심경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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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23일 출간 회고록서 81년 피격 당시 심경 밝혀

입력
2005.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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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님! 정말 끔찍한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살 수 있다는 ‘오묘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정오 저는 일어났습니다."

1981년 5월 1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무개차에 올라 신도들을 격려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가 쓰러졌다. 암살을 시도한 범인은 터키인 메흐메트 알리 아그자. 병원에 실려 가던 교황은 의식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암살자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황은 극적으로 살아났다.

바오로 2세가 23일 ‘기억과 정체성: 두 천 년의 대화(영문 제목 Memory and Identity: Conversations Between Millenniums·이탈리아 이졸리 출판사 발행)라는 책을 펴낸다. 93년 교황의 여름 저택에서 가까운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엮은 것으로 생전에 내는 마지막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은 18일 이 책을 입수해 주요 부분을 소개했다. 이 책에서 교황은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다른 세상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것을 기억하진 못한다"면서도 "나를 죽이려는 총과 암살자의 힘보다 전능한 다른 힘을 느낄 수 있었고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전문 킬러 아그자의 총알은 교황의 심장을 1㎜ 차로 비껴갔다. 교황은 "마치 누군가가 총알을 다른 곳으로 인도한 것 같다"며 "내가 살아난 것은 1917년 포르투갈에서 발현하신 성모 마리아의 파티마 예언 덕이다"라고 썼다.

2년 뒤인 83년 크리스마스 때 로마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그자를 찾아간 일도 자세히 실려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야기했지요. 아그자는 모든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전문 암살자입니다. 암살이 그로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 누가 지시를 했지요. 대화하는 동안 아그자는 뭔가 무거운 짐을 진 듯했어요.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아주 사소한 것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했는데 왜 실패했을까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아그자는 지난 2일 바오로 2세가 위독해 입원했을 때 교도소에서 교황의 쾌유를 빌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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