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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대사 간담회 강성발언 쏟아내/ 北核대응 조만간 ‘채찍’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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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대사 간담회 강성발언 쏟아내/ 北核대응 조만간 ‘채찍’ 가능성

입력
2005.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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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위한 길은 북한 스스로가 자신을 돕는 방법 밖에 없다."

베이징(北京)에서 중국과 입장을 조율하고 서울로 돌아온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대사는 18일 고려대 언론인 교우회 주최 간담회에서 북한의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 미측의 대응 기조를 이 한 말로 집약했다.

10일 북한의 핵보유 공식선언 이후 숨가쁘게 진행된 한미 외무장관회담(14일), 한중 미중간 6자회담 수석대표 접촉(17일)을 소화한 미국은 무기한 불참을 천명한 북한이 먼저 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한 목소리로 회담 복귀 압력을 가해 북한을 회담장으로 견인하자는 입장인 것이다.

힐 대사는 이날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북이 먼저 6자 회담으로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는데 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이 일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6자 회담을 해치면서까지 북미회담을 할 생각이 없다"고 북측의 양자회담 제의를 일축하고 "북한이 핵을 추구하면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6자 회담이 성공하든 않든 북한을 제외한 5개국간 파트너십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는 강성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로 미뤄 미국은 현재 압박 또는 양보 카드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지는 않고 있지는 않지만 매우 강경한 톤을 견지하면서 조만간 압박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이런 입장에 한국과 일본이 적극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힐 대사는 한국의 대북 경협에 대해 "한미간 입장차를 북한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조율된 행동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한국측의 경협 자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섣불리 북측을 달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북측의 버릇6릇을 고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에게는 별도의 접근방식을 적용한다. 한 당국자는 "중국과 북한은 특수한 관계임을 미국이 잘 알고 있다"며 "한미간의 조율을 중국에 적용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17일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대북 경협과 비료지원등에 관한 한국측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도록 중국측에 설명한 것도 중국측의 독특한 위상 때문이다.

따라서 19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방북을 계기로 중국이 북측에 어떤 카드를 구사하고, 이에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현 국면의 최대 분수령이 될 듯하다. 그래서 힐 대사도 "어제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이 회담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데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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