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크고 작은 변수들이 명멸하면서 관전의 재미를 보태고 있다. 계파별 단일화 바람이 주춤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세대, 여성 단일화 바람이 불고 있고 후보들간 ‘노심(盧心)’ 시비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당장 등록자격을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당은 18일 집행위에서 중앙위원 1인이 1명의 후보만 추천할 수 있도록 한 당규를 2명으로 바꾸는 방안을 긍정 검토키로 했다. 중앙위원은 66명이라 5명의 추천을 받아야 후보등록이 가능한 현행 규정대로라면 등록할 수 있는 후보는 아무리 많아도 13명이다.
때문에 후발 주자들은 "등록부터 막느냐"며 규정변경을 요구했고,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위원을 이미 확보한 후보측은 "경기 도중에 규칙을 바꾸자는 말이냐"며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여성후보 단일화는 초미의 관심사다. 여성 1명은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상임중앙위에 포함되게 돼 있어 단일화는 곧 당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3선의 이미경 의원은 15일 "한명숙 의원에게 양보하겠다"며 "21일 여성의원모임을 열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김희선 의원은 "그런 논리라면 남성도 단일화해야 하느냐"며 일축했다. 조배숙 의원도 출마를 강행할 태세다.
40대 재선그룹도 단일화 몸살을 앓긴 마찬가지다. 이종걸, 김영춘, 송영길 의원 등 3명은 "내주 중 반드시 단일화한다"면서도 상대의 양보를 요구, 조정이 안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각개약진하면 본선은커녕 예비투표도 통과 못한다"며 "어떤 식이든 단일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두주자로 알려진 중도성향의 문희상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장영달·신기남 의원의 개혁연대설도 관심이다. 각각 재야파와 구당권파라는 지지기반이 있는 만큼 대의원 1인당 2표인 점을 활용해 품앗이 형태로 돕는다는 전략이다. 양측은 "무책임한 실용주의를 주장하는 세력과 연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심전심의 연대교감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노심(盧心)논란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을 비롯, 한명숙·김혁규·염동연·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 등 친노 후보 범람에 따른 현상이다. 이중 일부가 청와대지원설을 흘리고, 다른 후보들이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시끄러워졌다. 이에 놀란 청와대는 "노심은 없다"고 쐐기를 박고 나섰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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