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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는 주말 - 인도네시아 발리여행 - "예술의 고향" 우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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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는 주말 - 인도네시아 발리여행 - "예술의 고향" 우붓

입력
200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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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몽마르뜨가 있다면 발리에는 우붓(Ubud)이 있다. 발리의 관문 덴파사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40여분 떨어진 산악지대, 울창한 숲과 계단식 논이 등고선처럼 휘몰아치며 잉태한 작은 마을이 ‘발리 예술의 심장부(Heart of Bali Art)’ 우붓이다. 이곳에서는 왜 발리가 ‘신들의 섬’인지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신은 얼마나 이 섬을 사랑했으면 천혜의 자연에 타고난 예술성까지 주민들에게 선사했을까. 길가에 내놓은 의자 하나, 허름한 식당의 쟁반 하나에서도 예술가의 섬세한 손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삶의 번잡함을 벗고 이국의 예술적 정취에 흠뻑 젖어 쉬고 싶을 때, 행군 같은 관광지순례에 지쳤을 때, 우붓이 있다.

우붓은 발리에서도 가장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자랑한다. 19세기부터 발리의 예술가들이 하나 둘 정착하고 1930년대이후는 서양 예술가들까지 가세하면서 예술인촌으로 성장했다. 곳곳에 자리한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 유명 예술가의 생가, 전통미와 서구적인 모던함을 두루 갖춘 레스토랑과 바 등은 이 작은 마을의 녹록하지않은 예술적 내공을 보여준다.

하기야 발리인들에게 예술은 일상의 다른 이름이며, 종교의 다른 표현이다. 이슬람 교도가 주류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교를 믿는 발리인들은 아무리 가난한 자도 집에 직접 만든 사원을 갖고있다. 좌우 완벽한 대칭을 이루도록 만들어지는 발리식 사원은 선과 악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발리인들의 신관을 반영하는데 그 자체가 훌륭한 예술품. 신에 대한 경외심은 발리 예술혼의 밑거름이다.

우붓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마주한 우붓왕궁과 우붓시장을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뻗은 잘란 라야 우붓이다.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이지만 즐비한 게스트하우스와 홈스테이, 레스토랑, 민속품점, 여행사, 아이쇼핑에 나선 배낭족들로 활기가 넘친다.

‘예술이라고 해봤자 동남아 수준’이라고 밑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판매와 전시를 겸하는 거리 미술관들의 그림도 수준급이고 대나무를 얇게 저며 엮은 죽세공품들, 가구, 흑단 조각품, 섬세한 레이스 테이블웨어 은세공품 등은 썩 훌륭해서 이 가게 저 가게 구경하며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살 때는 최초 가격에서 무조건 50%쯤 깎은 가격부터 흥정한다.

우붓 시가지에 있는 잘란 몽키 포레스트는 가족여행객이 좋아하는 곳이다. 아마도 구렁이가 100마리는 들어 앉았음직한 원숭이들이 산다. 커봐야 어른 팔뚝 만한 앙증맞은 원숭이들은 관광객을 쫒아다니며 귀신같이 바나나를 채간다. 바나나를 들고 있으면서 건네주지 않으면 머리와 어깨위로 올라타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바나나는 몽키 포레스트 입구에서 판다.

레포츠광이라면 우붓에서 아융강 급류타기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발리를 관통하는 아융강 급류타기는 박쥐서식지를 포함한 난코스와 비교적 수월한 코스로 나뉘는데 국내에서는 맛보기 힘든 익사이팅한 체험을 제공한다. 특히 우기인 10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는 강수량이 풍부해 급류타기의 최적기. 코스가 다양하고 주변 경치가 빼어나 지루할 틈이 없는데다 곳곳에 20~30m 높이의 폭포가 쏟?1아져내려 눈과 가슴이 다 후련해진다.

낮 동안 배가본드의 자유를 만끽했다면 밤의 우붓은 전통 께착댄스 공연과 일렁이는 촛불아래 저녁식사로 익어간다. 우붓의 어느 식당이나 바, 발리에서 가장 비싸다는 포시즌스 같은 특급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저녁식탁의 유일한 조명은 촛불인 경우가 많다. 신혼여행객을 위한 조명발(!) 제공은 물론 발리인처럼 느리게 천천히 %삶을 즐기라는 의미도 담겼다고 한다. 촛불 조명이다 보니 화장실 한번 갈 때도 발을 조신하게 옮길 밖에.

저녁식사를 마칠 때 쯤이면 밤은 깊고 공기는 달콤할 것이다. 우붓은 요즘 신혼여행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풀빌라(개인 풀이 달린 빌라)의 본산지다. 마야우붓 체디우붓 등 초현대식 고급 호텔도 풀빌라를 완비하고 있다. 초록부터 황갈색 까지 색색으로 출렁이는 계단식 논이나 울창한 대나무 숲을 등지고 앉아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풀에서 하룻밤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연인들의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붓(인도네시아)=이성희기자 summer@hk.co.kr

■ 여행정보

●인도네시아 자바섬 끝에 붙어있는 발리는 제주도의 2.7배 크기로 비행편으로 약 7시간 걸린다. 시간은 서울보다 한시간 늦다. 기후는 10월 ~3월까지 우기, 4월~9월까지를 건기로 보는데 우기에도 하루 2, 3회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 전부라 여행에 별다른 불편은 없다. 항공편은 현재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과 대한항공이 공동으로 주 4회, 에어파라다이스항공도 주 3회 직항운항한다. 통용화폐는 루피아. 그러나 장기체류자가 아니라면 미국 달러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단 달러는 화폐발행연도가 2001년 이후인 것만 통용되므로 환전시 주의한다.

●"발리는 지진해일 피해하고는 전혀 상관없어요." 발리한인회 회장 이동우씨는 발리가 인도네시아에 속해있다는 이유만으로 관광업에 큰 타격을 받고있다고 걱정이 많았다. 발리의 연간 외국 관광객 수는 200만명에 이르고 이중 8만명 정도가 한국인들. 그러나 쓰나미 이후 관광객수가 70% 정도 감소했다. 이동우 회장은 "아체는 발리에서 3,000km이상 떨어진 곳으로 발리 사람들은 지진해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오히려 지금 발리를 방문하는 것이 더 좋은 대접과 서비스를 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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