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박상길 부장)는 17일 김승연(53) 한화그룹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한화가 대생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호주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 체결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와 한화 비자금 87억원 중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8억원의 행방, 자금 집행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 김연배(구속) 한화증권 부회장 등으로부터 사전 보고를 받은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회장을 보호하려는 아랫사람들의 충정이 대단해 회장 관련 여부에는 모두 굳게 입을 닫고 있다"며 "이 정도 사안이라면 상식적으로 회장이 보고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판단하고 여러 가지 압박과 설득 수단을 병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맥쿼리생명과 관련된 입찰방해 부분"이라며 "단순히 수사 마무리를 위한 모양새 갖추기가 아니고 사법처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 출두하면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에게 죄송하다. 자세한 내용은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18일 김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론지은 뒤 조만간 한화 측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