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저금리 기조 흔들 때 아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저금리 기조 흔들 때 아니다

입력
2005.02.17 00:00
0 0

금리가 일종의 유동성 함정에 빠져 경기조절 기능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지만 정책수단으로서의 메시지는 다른 변수에 비길 바가 아니다. 이 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엊그제 콜금리를 3.25% 수준에서 동결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민간 소비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기업의 설비투자나 건설경기는 여전히 저조하다"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설명은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범 정부차원의 경제회생 노력에 동참하려면 크든 작든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미 4%를 훌쩍 뛰어넘은 채권금리나 미국 등 주요 교역국의 금리 추세와 거꾸로 가는데다 작금의 경기회복 기대를 과열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반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미리 제거하며 시중 금리와 보조를 맞춘다는 뜻에서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릴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겨우 마련된 경제회생의 불씨가 사그라들 위험이 더욱 크다. "우리 경제가 아직 봄은 아니지만 대한(大寒)은 지났다"는 박 총재의 말은 두 측면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을 여실히 보여 준다.

하지만 콜금리 동결이 시사하는 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섣부른 경기낙관론에 대한 경계다. 400조원을 넘는 가계 채무와 500만명에 이르는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개선되지 않는 한 민간 소비나 투자가 되살아나기 힘든다. 이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마저 무너지면 시장 참여자들의 의욕이 꺾이는 것은 물론, 당장 감당해야 할 손실도 엄청나다. 재정·세제·금융 등 전방위적인 경제올인 정책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책당국과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시장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며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해 4%에 육박하는 예대마진으로 엄청난 수익을 낸 은행들도 시중 금리 오름세에 편승하는 대출금리 인상 유혹에 빠져선 안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