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군인로봇이 전쟁터에서 인간을 대신할 날이 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늦어도 10년 이내에 미군의 주력이 로봇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로봇 군단은 ‘미래형 전쟁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미 국방부의 21세기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무려 1,270억 달러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미군 역사상 가장 값비싼 획득사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체 국방예산도 불어난다. 내년 중 예산은 20% 늘어나 4,193억 달러에 달하고 2010년에는 5,023억 달러에 이를 예정이다.
특히 올 4월에는 바그다드에 1분에 1,000발의 기관총 발포가 가능한 전투로봇이 배치돼 폭탄제거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 로봇은 비록 랩탑 컴퓨터로 조작되지만 인간살상능력을 가진 군인로봇이 전투현장에서 처음으로 배치되는 사례가 된다. 이미 이라크에서는 수백대의 로봇이 간선도로의 폭발물을 탐색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아프간에서도 동굴을 수색하는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더욱이 미 의회는 2010년까지 지상전투차량과 적진침투용 군용기의 3분의 1을 로봇화하라고 지시했다. 미군에 배치될 전투로봇은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마이크로 줌이 장착된 카메라를 장착하고 외부 동향을 감시하며 경비를 서는 경비로봇에서부터 건물과 터널, 동굴 안에 매복한 적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정찰로봇, 1분에 1000발을 발포하는 기관총을 조준하는 전투로봇, 적진에 날아가 스마트 폭탄을 투하하는 전투기로봇 등이다.
로봇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우선 ‘아이로봇’과 같은 인간형의 로봇에서부터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벌새모양, 트랙터 혹은 탱크 모양에다, 바퀴벌레나 귀뚜라미 모양의 로봇까지 개발되고 있다. 나노기술의 발달로 로봇의 형태는 자유자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로봇이 아군과 적군을 과연 분간하면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인지작용에 있다. 로봇에도 교전수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로봇이 인간을 살해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는 윤리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수십년 전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로봇이 지켜야 할 3대수칙을 제정했다. 로봇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해치지 말아야 하고 인간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군인로봇은 처음부터 이를 무시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효과 때문에 미군당국은 윤리적인 문제 제기를 무시하고 있다. 미군의 경우 인간 병사보다 로봇 병사가 훨씬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현재 복무중인 군인들에게 앞으로 퇴역 위로·지원금 등으로 6,530억 달러 규모를 출연해야 한다. 그러나 군인로봇에는 이 같은 비용이 필요 없다. 또 평균 1명의 군인에게 평생 지급되는 비용이 400만 달러 인 점을 고려할 때 군인로봇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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