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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주 쓸어가는 외국인 왜?/ LCD 업황 호전에 턴어라운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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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주 쓸어가는 외국인 왜?/ LCD 업황 호전에 턴어라운드 기대감

입력
2005.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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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와 대만 증시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주에 대한 매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이례적으로 ‘1월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IT 매수 움직임에 대해 LCD 제조업체들의 이익이 지난해 말로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국내 투자자들도 비중을 늘3릴 시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한국과 대만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것도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설 연휴 이후 이틀 동안 대만 증시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전체로 보면 15일까지 2조3,95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대만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달 들어 보름 동안 5,841억원 어치를 순매수, 지난달 같은 기간의 4,838억원보다 늘었다. 지난해 4분기 환율 급락의 영향으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올 들어 지수 상승으로 저평가 매력이 줄었는데도 순매수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IT주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점이다. 외국인은 대만 증시에서 TSMC UMC 등 주문형 반도체 생산업체와 AU옵트로닉스 CPT 등 LCD 업체 지분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등 IT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글로벌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외국인들의 IT 비중 확대는 바닥 통과 차원이 아니라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상되는 이익 증가 규모를 감안하면 주가가 이미 상당 수준 회복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일리가 있지만, 상대적 가격 이점을 볼 때 점진적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LCD 분야의 업황 호전을 외국인 매수의 배경으로 꼽았다. 비록 LCD 가격이 지난해 여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인하 폭이 급격히 둔화한데다 최근 출하량이 늘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부문도 그리 나쁘지 않다. 지난해 악화했던 휴대폰 부문의 경우 1월 내수 판매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고, 반도체도 D램의 가격하락 속도가 완만해진 데다 플래시메모리는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우리증권도 IT주에 대한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비중 확대’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증권 김우섭 연구원은 "미국 경기선행지수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상승 반전해 IT와 같은 수출주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종합지수가 지난해 4월 고점을 상향 돌파했지만 KOSPI 전기전자업종지수의 경우 아직 지난해 고점 대비 84% 수준이어서 가격면에서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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