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졸업시즌을 맞아 모든 학사 일정이 졸업식 준비에 맞추어져 있다. 고교 3학년 담임으로서 졸업을 앞둔 아이들에게 어떤 말로 마무리를 지을까 고심하다 몇 자 정리해보았다.
인간은 인생에서 몇 번의 졸업을 경험하게 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는 이제 필수이고, 개인에 따라 그 이상 상위 학교나 과정의 졸업을 맞게 된다. ‘졸업(Graduation)’이라는 영어단어에는 시작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어느 단계, 어떤 학교의 졸업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러 차례의 졸업 중F에서도 역시 고등학교 졸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자유를 ‘처음’ 누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부터 학교와 부모의 제약을 받고 자란 17~18년의 세월에서 벗어나 원하는 만큼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된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고, 어른들의 전유물인 술과 담배도 원하는 대로 가까이 할 수 있게 되며, 특히 이성과의 만남에서도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러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방향을 잃고 언제까지 자유로움만을 만끽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조금만 뒤쳐지면 경쟁의 대열에서 낙오되고 마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특히 소홀해서는 안 된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해지면 그 준비에 필요한 노력의 방향도 구체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무원을 희망한다면 수능 준비의 연장선상에서 공부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어떤 진로를 택하든 이제 영어·일본어는 필수로 갖춰야 한다. 앞으로의 공부는 어쩌면 고교 때의 공부와는 질적으로 다른, 생존을 위한 필사적 노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좋은 인성을 갖추는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 인사성, 정직성. 질서의식, 봉사심, 조직 내에서의 융화력 등은 미래 몸담을 조직체 내부에서 또한 성공의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것은 학교에서 다 가르쳤어야 하는 것이나 충분히 그러지 못했음은 교사로서 반성할 부분이다.
어떤 경우에도 물질적 과욕은 금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속된 말로 한때 잘 나가던 사람들도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누구도 그런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마지막으로 오직 순리대로 마음 편히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의 비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이웃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살아가면 먼 훗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이호천·충남 당진군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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