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판매액에서 백화점을 추월한 대형 할인점이 지난해 판매액 20조원을 기록, 백화점과의 판매액 차이를 5조원으로 벌리며 유통업계의 선두자리를 확고히 했다. 탄생 10여년만에 유통업계의 수장이 된 할인점은 고속성장으로 승승장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백화점은 생존을 위한 대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 할인점/ 중소도시로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할인점 판매액은 21조4,3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9% 증가했다. 이마트는 1993년 첫 대형 할인점으로 문을 열 %당시 1,300평의 창고형이었으나 이젠 전 점이 3,000평 이상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지역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할인점들은 또 단순한 상품 유통 장소가 아니라 ‘할인점용 브랜드’를 따로 생산할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할인점도 이젠 도약이 필요한 단계다. 1999~2001년에는 연 간30~5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03년에는 12.1%, 2004년에는 9.9%로 둔화하고 있다. 할인점 시장이 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경우 인구 5만~10만의 중소도시에 1,500~2,000평의 ‘작은 이마트’를, 홈플러스는 식품 위주의 슈퍼슈퍼마켓(SSM) 진출을 타개책으로 잡고있다.
또 할인점들은 앞으로 치열한 비용절감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할인점은 소비자의 전면에서는 경쟁력이 세계 최고인데 반해 물류, 정보기술 등 후면 경쟁력은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 백화점/ 맞춤마케팅
백화점은 지난해 판매액 16조5,038억원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며 2001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업계를 통틀어 신규 출점이 단 한군데도 없고 매출도 제자리 걸음이 예상된다.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백화점들은 갖가지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저가 브랜드에 가두 브랜드까지 도입했다. 백화점들은 올해 도심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옆에 명품관 에비뉴엘을 3월 개관한다. 이렇게 되면 영플라자까지 4개 건물에 걸쳐 총 2만2,000여평의 영업면적을 확보한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 확장으로 8월부터 1만6,000여평으로 커진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갈수록 고급화·차별화한 서비스, 부유층을 겨냥한 맞춤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 전망이다. 매출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에 타깃을 맞추려는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장기적으로는 백화점, 할인점, 전문점, 엔터테인먼트시설 등이 모두 들어서는 복합쇼핑센터라는 새로운 업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는 올해 부산 센텀시티 2만3,000여평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착공하며, 롯데는 일본 이온그룹과 공동개발을 추진중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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