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형제가 대한항공에서 기장으로 함께 근무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형은 블라디미르 필라토프(58·왼쪽), 동생은 알렉산드르 필라토프(47)씨. 먼저 대한항공의 문을 두드린 것은 형. 러시아에서도 에어버스 A310 기종을 처음 조종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블라디미르씨는 1997년 5월에 입사했다. 동생은 2년 뒤인 99년 10월 입사해 직장 선후배 사이가 됐다.
아버지는 소련 공군으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나중에는 조종사 양성기관 교관으로 활동했다. 큰형은 지금도 러시아 항공사 기장이어서 네 부자가 모두 ‘창공의 사나이’인 셈이다.
형제는 92년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가 극심한 혼란에 빠지자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렸다.그러나 외국 항공사들의 반응은 의외로 싸늘했다. 다행히 한국이 이들을 받아 주었다. 두 사람은 한국 근무의 장점으로 문화적 동질감을 꼽는다. 알레산드르씨는 "윗사람을 공경하는 풍습이나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태도 등이 러시아와 비슷하다"며 "수년째 한국에서 살다 보니 독한 보드카보다 소주가 더 입맛에 맞는다"고 말했다.
형제는 "창공에는 국경이 없다"며 "우리 회사가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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