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교체를 추진 중인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4일 1910년대의 광화문 옛 사진에서 현판 글씨를 판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글 친필 현판이 이 글씨를 새긴 현판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 청장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광화문 옛 사진 유리원판을 디지털 기술로 분석, ‘光化門’ 이란 현판 글씨를 판독해냈다"면서 "아직 글씨의 획이 불분명한 곳이 있지만 2개월 정도면 끝선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진은 오른쪽 문 옆에 조선총독부 미술관 안내 간판이 서 있어 1916년께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 청장은 이어 "사진에서 판독한 현판 글씨를 조선초기 갑인자(甲寅字), 정조의 어필, 석봉(石峰) 한호(韓濩) 등 조선시대 명필의 집자 등과 함께 문화재위원회 심의에 올리겠지만 문화재 복원의 취지가 원형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진 판독 글씨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청장은 이와 함께 일본 도쿄대 건축학부가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사진 유리원판 10여만장 가운데 1902년에 촬영한 광화문 사진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자료협조 요청을 해 두었다고 덧붙였다. 고종 2년(1865년) 경복궁 중건 당시 광화문 현판 글씨를 쓴 사람은 당시 훈련대장겸 공사책임자였던 임태영(任泰瑛)으로 공사일지인 ‘경복궁영건일기’에 기록돼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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