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할 땐 사람이 하늘에 떠 있잖아요. 느낌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흥분돼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중학생 신동’이 떴다. 올해 14세로 여전히 앳된 얼굴의 스노보더 김호준(강원 진부중2·사진)군.
김군은 15일 현대성우리조트에서 끝난 전국종별스노보드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국내 1인자임을 입증했다. 기술과 점프 높이 예술성 등을 평가하는 점수 50점 만점에 42.8점을 얻어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김군은 고등부와 성인부를 통틀어 최고점수를 기록했다.
아버지 김영진씨가 스키숍을 운영하던 덕에 4살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 김군은 초등학교 2년째부터 스노보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종목에서 뛰었으나 프리스타일로 전환한 것은 4학년때.
"스피드로 승부를 다투는 알파인 종목은 동양인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력이 서양인들보다 떨어지잖아요. 하지만 기술을 겨루는 프리스타일에서는 경쟁할 만하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그는 초등학교부터 국내 전 대회를 석권했고 지난해에는 중학생의 신분으로 하프파이프 국가대표로도 발탁됐다. 현재 스키와 스노보드 국가대표 중 최연소다.
아직 일천한 국내 스노보드 현실에서 김군은 국제대회에도 앞서 출전, 호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캐나다 휘슬러 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최고 기록인 결승 18위를 차지한 것. 예선에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국의 자렛 몰리셰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겨뤄볼 좋은 기회였어요. 저도 얼굴을 내밀고 겨뤄봐야 실력이 늘죠." 지난달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르꼬끄 국제스노보드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최고인 종합6위에 올랐다.
살로몬의 후원을 받고 있는 김군의 특기는 공중에서 옆으로 2바퀴 도는 ‘세븐20’과 플랩기술인 맥트위스트. "하프파이프에서 일본은 이미 세계수준에 올라와 있어요. 한국 선수라고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루 8시간 이상의 강훈을 소화해내는 김군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입상하는 것이 꿈"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횡성=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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